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1’에서 ‘디지털 컨택트 관점에서 본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1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1’에서 ‘디지털 컨택트 관점에서 본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가 예정된 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등과 함께 최대어로 꼽힌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10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1’에 발표자로 나와 “계정이 주민등록증을 대신하는 시대”라며 “네이버 구글 카카오톡 등 고객 계정을 들고 있는 플랫폼이 금융에서 기술적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슈퍼앱’ 전략을 통한 접근성 강화, ‘챗봇’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소통 방식의 변화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라면 경쟁자는 진라면 아닌 배민”

윤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디지털 컨택트 관점에서 본 금융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윤 대표는 금융회사인 대한화재와 플랫폼 기업인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근무했다.

그는 “디지털 컨택트 시대를 맞아 ‘경계의 종말’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라면의 라이벌은 더 이상 진라면이 아니라 배달의 민족”이라며 “간단히 한끼를 때우려면 과거에는 고를 게 라면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배달 서비스를 통해 여러 음식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사의 경쟁 상대가 동일 업종뿐 아니라 플랫폼 기업까지 확대됐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톡, 네이버, 구글, 페이스북 등은 계정 소유자의 금융 데이터를 통해 송금, 주식, 보험 등 다양한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하나의 앱 안에서 모든 걸 소화하게 만드는 것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남아시아의 우버’라 불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그랩’을 예로 들었다. 윤 대표는 “그랩은 현재 차량 공유뿐 아니라 금융, 음식 배달, 택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을 쓴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소통 방식과 기술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고객 상담의 50% 이상을 챗봇(상담로봇)이 담당한다”며 “상담사와 얘기할 때보다 민감한 내용을 물어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소통을 편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엔 더더욱 효율적인 접근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립프로깅(leapfrogging)’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도 디지털 금융의 특징”이라고 했다. 립프로깅이란 기술 발전이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을 말한다. 중국이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QR결제 시스템으로 넘어간 게 대표적이다.

한국신용데이터 “M&A 검토 중”

소상공인 매출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개발한 한국신용데이터의 김동호 대표는 여러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비결을 설명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최근 싱가포르계 펀드 파빌리온과 GS홀딩스, 국민은행 등으로부터 약 400억원을 투자받았다.

김 대표는 “영역별 1위 회사로부터 투자받았다”며 “일반 소비자 대상 비즈니스가 중요하지만 소상공인 분야도 버릴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는 이걸 잘하는 회사로 우리를 지목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캐시노트는 75만 곳의 사업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이를 통해 총 240조원 규모의 거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지난달 식자재 유통업체 ‘푸짐’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김 대표는 “향후 1~2년 동안 성장 전략 중 하나가 인수합병”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열어 놓고 인수합병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