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셀트리온, JP모건헬스케어 메인 행사장 발표 확정
오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이 메인 행사장 발표자로 확정됐다. 그랜드 볼룸에서 발표한 아시아 기업은 일본 다케다 밖에 없었다. K바이오의 양대 산맥이 글로벌 행사의 중심에 서면서 한국의 바이오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매년 1월 열리는 JP모건헬스케어는 바이오 업계의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다. 올해의 최신 의약품 연구개발(R&D)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제약바이오기업 CEO들이 참석해 지난해 성과와 올해 목표를 발표하고 올해 출시 예정인 신약이나 개발 중인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공개한다.

올해 38회째인 이번 행사는 13일부터 나흘 간 웨스틴 샌프란시스 호텔에서 열린다. JP모건의 초청을 받은 500여개의 제약바이오기업에게만 발표 기회가 주어진다. 선정된 기업은 메인 행사장인 그랜드 볼룸을 비롯한 9개 발표장에서 30분 동안 IR을 진행한다. JP모건이 투자한 회사 뿐만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유망 상장 기업들이 주로 선정된다. 시총 규모도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이때문에 참가 자격을 얻은 것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어느 시간 대에 어디에서 발표하느냐가 기업의 위상을 보여준다. 작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가장 큰 행사장인 그랜드 볼룸에 배정돼 주목 받았다. 약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곳으로 화이자, 노바티스, 존슨앤존슨과 같은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이 이곳에서 발표한다. 올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셀트리온도 그랜드 볼룸에서 발표할 기회를 얻었다. 입지가 한 단계 '승격'됐다.

올해 발표하는 500여개 기업 중 그랜드 볼룸에서 발표하는 회사는 37곳, 이 중 아시아 기업은 일본 다케다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3곳 뿐이다. 업계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셀트리온에 대한 JP모건 측의 대우는 매년 업그레이드됐다. 셀트리온은 2018년 아시아 신흥 국가들에게 마련된 이머징 트랙에서 발표했다가 지난해 메인 행사장 옆인 콜로니얼 룸, 올해는 그랜드 볼룸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올해도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전략 제품 '램시마SC'의 유럽 출시 계획과 전략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JP모건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4년 연속 메인 트랙으로 선정되면서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올해도 3공장 수주 성과와 CDO 사업 경과, 계획에 대해 밝힐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년 김태한 사장이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 전략을 발표했으나 올해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로 참석이 불투명하다. 김 사장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검찰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김 사장은 지난해 출국 금지 명령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뻔 했다가 기업 활동을 위한 예외 사유로 인정 받으면서 발표자로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김 사장의 참석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EO의 공백이 고객사와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어서다. 그러나 김 사장의 대외 행보가 검찰을 자극할 수 있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올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외에도 제넥신, 휴젤, LG생명과학, 한미약품, 대웅제약이 이머징 트랙에서 발표한다. 지난해 FDA 허가를 받은 신약 2개를 배출한 SK바이오팜은 상장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