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치료제 환부에 전달하는 '내비게이터' 개발…임상시험 본격 준비"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업체에 약물 전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2021년 안에 골관절염, 허리디스크 등에 대한 임상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장영준 바이오트코리아 대표(사진)는 “소재공학, 기계공학, 조직공학을 융합해 줄기세포치료제를 병변에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인 ‘줄기세포 내비게이터’를 개발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심리학과 뇌과학을 전공한 뒤 현대자동차에서 3년간 마케팅 업무를 했다. 창업을 꿈꾸던 장 대표는 사업 아이템을 찾던 중 박종오 전남대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장이 개발한 줄기세포 내비게이터 기술을 알게 됐다. 2017년 전남대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에 본격 나섰다.

줄기세포 내비게이터 기술은 크게 세 요소로 구성된다. 약물을 장착하는 구조체와 이를 병변에 전달하는 전자기장 장치, 약물을 특정 위치에 고정시키는 웨어러블 장치다. 200~400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세포 장착용 구조체는 체내에서 분해되는 고분자 물질인 ‘PLGA’로 제작된다. 구조체는 구멍이 숭숭 뚫린 공 모양이다. 장 대표는 “구조체 하나당 세포 3000~1만 개를 실을 수 있고 여기에 자성 입자를 붙인다”며 “환부별로 다른 크기의 구조체를 사용하며 구조체는 줄기세포의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다. 구조체는 3주가 지나면 완전히 분해돼 사라진다.

전자기장 장치는 전자기장을 통해 자성 입자가 붙은 구조체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다. 바이오트코리아의 목표는 줄기세포치료제의 80%를 환부로 유도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전자기장 장치를 활용해 약물을 환부에 전달한 뒤 환자는 자석이 부착된 웨어러블 장치를 착용해 약물을 고정시킨다. 장 대표는 “기존 줄기세포치료제는 약물을 환부로 정밀하게 전달하기 어렵고 일정 수준의 효과를 내려면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투여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연골이 손상된 동물모델 시험에서 줄기세포 내비게이터의 콜라겐 재생 효과가 일반 치료제보다 25% 높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트코리아는 2021년 퇴행성 관절염 등 연조직질환, 2024년 척수질환, 2027년 뇌질환에 대한 임상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현재 전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임상을 시작하면 1년 안에 완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 대표는 “국내에서 허가를 받은 뒤 미국 유럽 등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회사의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다. 바이오트코리아는 줄기세포 내비게이터 기술을 사업화하는 역할을 한다. 장 대표는 “미국 상이군인을 대상으로 한 재생의료에 자사의 기술이 크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이군인은 단일 직업군 가운데 퇴행성 관절염, 척수손상 등 재생의료가 필요한 질환의 유병률이 가장 높다. 상이군인을 지원하는 미국 보훈처(VA)는 주마다 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매년 300조원이 넘는 예산을 운영한다. 퇴행성 관절염, 척수손상 등을 앓고 있는 상이군인을 치료하는 데 매년 수조원의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는 게 장 대표 설명이다. 그는 “미 육군 퇴역 장성을 자문위원으로 두는 등 상이군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