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준다는 깔라만시 클렌즈 주스 효과 없다"
지난 여름 다이어트를 계획했던 이모씨는 홈쇼핑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던 깔라만시 성분의 ‘클렌즈 주스’를 주문했다. 레몬보다 비타민C가 많은 필리핀산 깔라만시가 들어 있어 피부 미용에 좋고 체내 독소를 배출해 체중을 감량해준다는 광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제품에는 깔라만시 원액이 10%만 들어 있고 영양성분도 일반 과일·채소 주스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해독 효과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일 온라인 쇼핑몰 218곳에서 판매되는 클렌즈 주스 25개 제품과 판매업체 97곳을 허위·과대광고 행위로 적발했다. 방송인 박지윤과 일본인 모델 야노 시호가 광고해 ‘욕망 스무디’로 유명한 비엘에프씨의 ‘욕망 뉴트리밀’을 비롯해 신성티앤에프의 ‘핫톡스 깔라만시 클렌즈 주스’, 로메인테이블의 ‘베이직 밀싹’ 등의 제품이 대거 포함됐다. 욕망 뉴트리밀은 지난해부터 TV홈쇼핑과 소셜커머스 판매 1위에 오르며 1000만 개 이상 판매된 히트 상품이다.

‘헤이리 깔라만시’ ‘깔라그램’ ‘클린케어 깔라만시 클렌즈’ 등 깔라만시가 들어간 디톡스 제품도 올해 100만 개 이상 팔리며 다이어트식품 시장을 장악했다.

"살 빼준다는 깔라만시 클렌즈 주스 효과 없다"
그러나 클렌즈 주스를 표방하는 제품들은 영양학적으로 일반 과일·채소 주스와 특별한 차별성이 없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이 클렌즈 주스와 일반 과일·채소 주스 제품을 수거해 각각의 영양성분을 비교했더니 허위 과대광고로 적발된 클렌즈 주스 제품 100mL당 평균 열량은 60㎉, 당류는 22g으로 나타나 일반 채소 주스 제품(46㎉, 19g)보다 오히려 높았다.

의학적으로도 다이어트와 디톡스에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다. 차연수 한국영양학회 회장은 “과학적으로 클렌즈 주스가 다이어트·항산화·노화방지 및 독소배출 등에 효능이 있다는 것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적발된 제품은 디톡스 효과 표방 등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경우가 139건(63.8%)으로 가장 많았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광고와 항암 등 질병 예방·치료 효과를 표방한 광고도 각각 45건(20.6%), 34건(15.6%)이었다. ‘아침에 그린’ 제품은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 향상, ‘클린케어 깔라만시 클렌즈’ 제품은 피부노화 방지와 감기 예방 효과가 있다고 광고했다. 당뇨병·암·심장병 등 질병 예방·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한 제품도 있었다.

식약처는 허위 과대 광고한 클렌즈 주스에 대해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재헌 대한비만학회 이사(인제대 교수)는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클렌즈 주스 제품을 식사 대용으로 섭취할 경우 영양 결핍 등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초대사량 저하로 체중 조절을 오히려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식약처는 질병 치료·예방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일반 식품이나 의약품을 표방할 우려가 있는 제품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