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의 야심작 '리니지Ⅱ'에 거는 주변의 기대가 크다. 게임업계는 리니지Ⅱ를 계기로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의 부흥을 바라는 눈치고 PC업계는 고사양 PC로의 교체바람이 불 것을 은근히 고대하고 있다. 김택진 사장(35)도 마찬가지다. 그는 "리니지Ⅱ로 또 하나의 신화를 일궈내겠다"고 자신했다. 기존 RPG게임이 주지 못했던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영화 같은 게임'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리니지Ⅱ는 게이머들이 자아를 조금씩 완성해가고 영화가 주는 감동과 함께 다양한 재미를 주는데 중점을 뒀다"며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게임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리니지Ⅱ는 오는 12월부터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에피소드를 공개할 계획이다. 공성전(성뺏기 싸움) 무기뿐 아니라 함대를 서로 빼앗는 함대전도 준비 중이다. 리니지Ⅱ의 상용화 일정은 아직 유동적이다. 김 사장은 "게임 도입부(Prelude)가 완성되는 대로 상용화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리니지Ⅱ에 대한 반응이 기대 이상이어서 늦어도 9월에는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리니지Ⅱ 마케팅 전략도 초미의 관심사다. 리니지Ⅱ에 적합한 고사양 PC를 보급하는 데만 10억원가량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김 사장은 "내달 말 고사양 그래픽카드와 프로세서를 갖춘 데스크톱PC를 2만3천여 PC방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85만원 선에서 판매할 예정"이라며 "게임 하드웨어 등 IT경기가 되살아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PC 사양이 높아질 경우 리니지Ⅱ뿐 아니라 국내 3차원 온라인게임의 흥행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엔씨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고사양 PC 보급에 발벗고 나서기로 했다. 김 사장은 "중국 일본 미국 등의 현지 PC업체들과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고민도 없지 않다. 지난해 1천5백억원의 매출을 안겨준 리니지Ⅰ이 후속작의 역풍에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리니지Ⅱ와 리니지Ⅰ의 연계성을 놓고 회사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았으나 유저층이 서로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리니지Ⅱ 때문에 리니지Ⅰ 이용자가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리니지Ⅰ 유저가 5%가량 감소해도 리니지Ⅱ 유저는 30%가량 늘어 매출액이 약 2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