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구부리거나 불이 붙어도 문제없이 작동하는 박막형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에 쓸 수 있는 기술이다.

전고체 전지 내 고체전해질은 산화물계, 황화물계, 고분자계 등으로 나뉜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로 쓰는 리튬이온 2차전지가 NCM(니켈·코발트·망간), LFP(리튬·인산철) 등으로 나뉘는 것과 마찬가지다.

임진섭 생기원 에너지나노그룹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갈륨과 루비듐을 도핑한 리튬-란타늄-지르코늄 산화물에 고분자계를 결합해 2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복합 고체전해질 박막을 제조했다.

이 박막을 넣은 전고체 전지는 70도 고온에서 150번 충·방전을 반복했는데도 초기 대비 93.2%의 용량을 유지했다. 구부리거나 자르고 불이 붙는 상황에서도 전지 성능이 저하되지 않았다. 임 연구원은 “전해질의 두께를 최소화하면서 충·방전 시 리튬 찌꺼기 발생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임팩트팩터(IF)가 11.9인 재료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스 케미스트리 A’에 실렸다. IF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의 지난 몇 년간 평균 피인용 횟수를 말한다. IF가 10 이상이면 영향력이 큰 저널로 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