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우정사업은 지금으로부터 1백18년전인 18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22일 고종의 칙명으로 우정총국이 설립됐으며 11월18일 5종의 문위우표를 발행, 근대식 우편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우정총국 개설 연회를 계기로 일어난 갑신정변이 실패함에 따라 불과 18일만에 업무를 중단하고 말았다. 10년만인 1895년 한성우체사와 인천우체사를 설치, 우편업무를 재개하고 1900년에 국제기구 역사상 처음으로 유엔산하 만국우편연합(UPU)에 가입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한일합방과 더불어 1905년 한.일간 통신기관협정이 강제로 체결됨에 따라 우리나라 통신주권은 일본에게 완전히 강탈당했다. 일제 치하 36년간 우편은 식민통치 도구로 이용되다 1948년 9월 다시 통신주권을 회복할 수 있었다. 통신사업은 6.25 전쟁으로 또 한번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나 혼란의 와중에서도 군사우체국을 설치, 전쟁수행을 지원했고 종전 후에는 우편망 정비와 서비스 개선을 서둘러 오늘에 이르게 됐다. 우정사업은 98년부터 본격적인 경영혁신에 돌입해 건전한 경영합리화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2000년 7월 우정사업본부로 독립하면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우편.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우체국은 99~2001년 3년 연속 한국능률협회 주관 일반공공 부문 고객만족도 1위 기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 알찬 경영과 혁신적인 서비스로 지난 98년부터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실현했다. 우편사업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3천3백억원, 우체국금융 수신액은 46조7천4백억원에 이른다. 이제 우정사업은 우편물 처리 자동화와 우체국 전자상거래, 지역종합정보센터 등을 실현하며 디지털 사회를 이끄는 'e비즈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이버 쇼핑몰인 'e포스트'(인터넷 우체국 서비스)는 지난해 7월 시작돼 현재 5백41개 품목, 5천3백4종을 취급하고 있다. 우체국 전자금융(인터넷뱅킹.펌뱅킹) 이용자도 40만명을 넘었다. 또 '집에서 집으로' 소포를 접수.배달하는 우체국 택배사업은 전국 배달망과 공신력을 자랑하며 우편주문 판매에 이은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밖에 우체국 공간을 활용해 고객 누구나 무료로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플라자가 1천9백21개 우체국에 마련돼 정보불평등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