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상징하는 5백만달러(약 60억원)짜리 인터넷 도메인(주소) "코리아닷컴"(www.korea.com)이 정체불명의 해커에게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져 인터넷 업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특히 도메인 소유권자인 두루넷은 사건이 발생한지 3일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도난사실은 물론 해킹 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따라 도메인해킹이 빈발할 경우 도메인을 사업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서비스산업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두루넷측은 31일 "이달초 재미교포로부터 60억원을 들여 구입한 코리아닷컴 도메인이 신원을 알수 없는 전문 해커의 공격으로 지난 28일부터 소유및 관리권한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킹 지점이 도메인 등록기관인 미국 네트워크솔루션즈(NSI)인지 두루넷 시스템인지는 아직 파악치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루넷은 이에따라 NSI사에 "코리아닷컴"을 매각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전문을 보내는 한편 진상파악을 요구키로 했다.

그동안 개인소유 도메인에 대한 해킹및 소유권분쟁은 간혹 있었으나 국내외적으로 알려진 기업 도메인을 해킹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해커는 NSI 도메인 등록란에 "코리아닷컴" 판매 계획과 함께 자신의 E메일(domain-bigco@ mail.com)까지 올려놔 국제해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두루넷을 속이기 위해 도메인 서버와 등록자 이름(코리아 두루넷)은 그대로 둔채 주소만 베트남 홍가이지역 펜라크 217번지로 바꿔놨다.

도메인 해커를 잡으려면 닷컴(.com) 도메인을 관리하는 NSI사의 자료변경 경로를 역추적하거나 전자우편 소유자를 색출해야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해킹 작업의 대부분은 제3의 장소에서 가명으로 이뤄지고 있어 범인을 색출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도메인 발굴업체인 예스도메인닷컴의 유용기 사장은 설명했다.

이에따라 인터넷 도메인에 대한 보안및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메인의 재산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국제적인 도메인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인터넷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도메인 보호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두루넷측은 "NSI사에 제출한 소유권등록과 관련된 기재사항 정정요청이 2-3일후면 받아들여져 소유권을 되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