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가 격랑으로 들어가는 중입니다. 지금껏 겪어본 적 없는 변화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윤영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지난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물론이고 중국의 대만 침공, 북한의 긴급사태 등 모든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윤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냈지만 진보진영 인사로 분류되지는 않는 편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진보진영의 세계 안보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한 점을 우려하며 거듭 경고했다. 1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산플래넘 2024’를 여는 등 외교·안보 싱크탱크로서 아산정책연구원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윤 이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을 포함해 “세계 질서의 축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요.“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될지 알 수 없어 양쪽 다 준비해야 합니다. 낙태 문제 등이 바이든 대통령에 그렇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높은 물가도 바이든에게 불리합니다. 이민 문제도 핵심 이슈인데 트럼프가 우위를 점하고 있죠.”▷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데요.“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주한미군 철수를 시도하려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이 ‘트럼프 2기 우선과제로 삼자’고 설득해서 막았다고 들었어요. 당시 준비가 부족한 채 집권해서 이런 일을 강행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2기가 되면 달라질거예요. 보다 강하게 자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 성명을 25일(현지시간) 채택했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관세를 네 배 높인 데 이어 주요 동맹국까지 대중 견제 전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중 마찰이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관세 인상 정책이 본격화하기 전에 수출을 서두르면서 컨테이너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등 대중 무역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G7, 中 과잉 생산 ‘공동성명’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은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이탈리아 스트레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 문제와 러시아 제재에 관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들 국가는 25일 공동 성명을 통해 “중국이 노동자, 산업, 경제 회복력을 훼손하는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을 포괄적으로 사용하는 데 우려를 표한다”며 “과잉 생산의 잠재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원칙에 따라 공평한 경쟁의 장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이번 공동성명에 따라 유럽연합(EU)과 G7 등 미국 주요 동맹국들은 미국과 비슷한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회의 개막 전 연설에서 “(중국의 과잉 생산은) 미국과 중국의 양자 문제가 아니다”며 G7에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옐런 장관은 EU가 지난해 말 시작한 중국산 반(反)보조금 조사와 관세 인상 계획 등을 관련 정책으로 꼽았다. 대중 의존도가 높은 독일 및 주요 유럽 국가들은 중국과의 전면 갈등이 자국 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
인구 1억3000만 명의 멕시코를 6년간 이끌어갈 대통령선거가 다음달 2일 치러진다. 멕시코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전망이다.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대선의 유력 후보 두 명이 모두 여성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좌파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61)가 우파 야당연합의 소치틀 갈베스 후보(61)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부장적 ‘마초 문화권’이라는 평가를 받는 멕시코에서 1824년 연방정부 수립을 규정한 헌법 제정 이후 200년 만에 첫 여성 대통령이 나올 전망이다.여당인 모레나 창당 멤버인 셰인바움 후보는 출마 전까지 수도 멕시코시티 시장(2018~2023)을 지냈다. 리투아니아·불가리아 유대계 혈통인 과학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에너지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첫 여성이다. 에너지산업 및 기후 분야를 주로 공부한 뒤 2000년 멕시코시티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처음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당시 그를 장관에 임명한 건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이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이다.우파 중심 ‘빅텐트’에서 야당연합 후보로 나선 갈베스 후보는 원주민 가정 출신이다. 불우한 집안 사정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길거리에서 타말(멕시코 전통 음식)을 팔며 생계를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국립자치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그는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스마트 인프라 시스템 관련 사업가로 크게 성공했다. 기업 운영 수익으로 아동 영양실조 퇴치와 원주민 여성 경제자립을 돕는 재단을 설립해 주목받았다.김리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