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의 오름폭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8%, 전월보다 1.0% 각각 상승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지난 3월(6.6%) 세운 1982년 1월 이후 최대폭 상승 기록을 석 달만에 갈아치웠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1981년 2월 이후 가장 컸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8%,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 상회했다.

근원 PCE는 Fed가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핵심 지표라는 점에서 이날 발표는 Fed의 고민을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근원 PCE가 2월(5.4%) 이후 3개월째 상승폭이 줄어들어 5월엔 전년 동기 대비 4.7%까지 내려앉았다가 이날 다시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아직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가 포착되지 않은 가운데 1~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침체 공포도 커진 상황이어서 Fed가 오는 9월 기준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보다 9.1% 급등해 1980년 11월(9.6%)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PCE도 상승폭이 역대급으로 커졌다는 발표가 나옴에 따라 Fed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은 전월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미국인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저축률은 전월 5.5%에서 6월 5.1%로 감소해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