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조사국(CRS)이 미국 경제가 불황 후 잠시 회복했다가 다시 불황에 빠지는 이른바 ‘더블딥’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공식적으로 경기침체(recession)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연착륙이나 준(準)연착륙을 할 것이라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대와 달리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美, 더블딥·스태그플레이션 직면할 수도"
3일 CRS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경착륙·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인플레이션) 가운데 어디로 가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연착륙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CRS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당한 규모로 빨리 없애려면 실업률이 상승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연착륙보다 경착륙하는 게 더 일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950년대 이후 장기간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기후퇴가 발생했다”며 “인플레이션이 높고 실업률이 낮다는 것은 수요가 너무 많다는 증거이며 이런 상황에서 경착륙하지 않고 수요를 줄이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CRS는 미국 경제의 침체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에 있었던 만큼 경착륙이 발생할 경우 ‘더블딥 경기후퇴’가 된다고 설명했다.

CRS는 또 “더블딥은 1980년대 초 2차 석유파동 이후 40년 만일 정도로 드물지만 현 상황은 그때와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당시엔 Fed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연 19% 이상으로 올리며 경기후퇴가 발생했다. CRS는 또 경착륙 우려 때문에 Fed가 금리를 신속히 올리지 않으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애틀랜타연방은행은 이날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실시간으로 전망하는 예측 모델인 ‘GDP 나우’를 통해 2분기 GDP 증가율이 -2.1%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1분기 -1.6% 증가율을 기록한 미국 경제가 2분기 연속 역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 거시경제와 관련해 권위 있는 판정을 내리는 미국경제연구소(NBER)는 보통 GDP의 2개 분기 이상 연속 감소를 경기침체로 규정한다.

GDP 나우의 2분기 전망치는 지난달 27일 0.3%에서 3일 후 -1.0%로 떨어진 뒤 이번에 -2.1%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CNBC는 “대부분 경제학자는 내년 이후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GDP 나우 전망치대로라면 이미 경기침체라는 기술적 정의에 부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