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전기 콘셉트카 e-SEED. 사진=REUTERS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전기 콘셉트카 e-SEED. 사진=REUTERS
중국 신에너지차 1위 비야디(BYD)가 바이두의 자율주행기술을 장착한다. 테슬라 등 경쟁사들에 비해 뒤져 있던 미래차 역량을 상당히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세계 5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는 전기자동차 부문을 대폭 강화하는 전략으로 2020년까지 매출을 두 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차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비야디, 자율주행기술 약점 보강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비야디는 바이두의 자율주행기술인 아폴로내비게이션파일럿(ANP)을 자사 차량에 장착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공동 개발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을 이번 주 내에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야디는 지난해 총 74만대를 판매해 중국 시장에서 9위에 올랐다.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020년 대비 236% 급증한 59만대로 전체 1위다. 중국은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차 등을 묶어 신에너지차로 분류하며, 보조금 등 친환경차 정책 기준을 신에너지차로 삼고 있다. 전기차만 보면 비야디는 작년 중국에서 32만대를 팔아 테슬라(47만대), 상하이GM우링(45만대)에 이어 3위다.

비야디는 신에너지차 판매량에선 앞서고 있지만 미래차의 또 다른 축인 자율주행기술에선 테슬라에 비해 상당히 뒤쳐져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기차 신세력'으로 불리는 웨이라이(NIO), 샤오펑, 리샹 등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원동력도 자율주행기술을 계속 업그레이드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비야디는 바이두의 기술을 활용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자율주행 부문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는 최근 주력 사업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하고 있다. 2017년 개방형 자율주행기술 개발 플랫폼인 아폴로를 열고 누적 1800만㎞에 달하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중국 주요 도시에서 유료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이두는 지난해 중국 5위 완성차업체 지리자동차와 '지두자동차'라는 스마트카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지두차는 2024년부터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바이두는 지리차에 이어 비야디를 파트너로 확보하면서 자율주행기술 상용화에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중국에선 화웨이와 베이징자동차, 텐센트와 웨이라이, 알리바바와 샤오펑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완성차업체들이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스텔란티스 "전기차 연간 500만대 판매"

세계 5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는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 지프의 첫 순수전기차 모델을 내년 선보이는 등 전기차 시장 공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을 현재의 2배인 3370억달러(약 406조원)로 늘린다는 목표다.

스텔란티스는 산하에 미국 지프와 크라이슬러, 이탈리아 피아트, 프랑스 푸조, 독일 오펠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650만대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에 355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2030년까지 74종의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판매량의 절반, 유럽 판매량 전체를 전기차로 채워 전기차로만 연간 50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타바레스 CEO는 "자율주행 등 미래차 기술 확보에 주력해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가 탄소 중립을 내걸고 환경 기준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시가총액 1위인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일 뿐 아니라 자율주행기술에서도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 추격에 나선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등 기존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기술을 갖춘 스마트카 개발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박상용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