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사냥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페로 제도에서 하루 만에 1400마리가 넘는 돌고래가 학살당했다. /사진=씨 셰퍼드(Sea Shepherd) 트위터
돌고래 사냥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페로 제도에서 하루 만에 1400마리가 넘는 돌고래가 학살당했다. /사진=씨 셰퍼드(Sea Shepherd) 트위터
돌고래 사냥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페로 제도에서 하루 만에 1400마리가 넘는 돌고래가 학살당했다. 희생당한 돌고래 연평균 규모를 넘어서자 사냥을 지지하는 주민들도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양환경보호 단체인 '씨 셰퍼드(Sea Shepherd)'는 지난 14일 해변에 돌고래 사체가 가득하고 연안이 피로 물든 현장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뒤, 지난 12일 페로제도에서 대서양낫돌고래 1428마리가 사냥당했다고 밝혔다.

페로제도에서는 '그라인드(grind)'라고 불리는 대규모 고래사냥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선박들이 돌고래 무리를 해안하고 몰아 좌초시킨 후 사냥꾼들이 특수 제작된 칼로 연안에 몰린 돌고래의 척추를 자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페로제도 정부는 매년 평균 600마리가량의 들쇠고래와 수십마리의 대서양낫돌고래가 잡힌다고 밝힌 것과 관련, 씨 셰퍼드는 이번 사냥을 일일 단위로는 페로제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영국 BBC방송은 하루 만에 1년 평균치의 2배를 상회하는 대규모 돌고래 사냥이 이뤄지자 사냥을 지지하는 지역 주민들 역시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페로제도 포경협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폐로제도 정부가 승인한 합법적 사냥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씨 셰퍼트 측은 사냥이 이뤄진 지역의 그라인드 감독관이 이번 사냥에 대해 통보받은 것이 없고, 그라인드 참가자 다수가 관련 자격이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라인드에 참가하려는 사냥꾼들은 돌고래가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빠르게 죽이는 훈련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씨 셰퍼트 측이 촬영한 현장 영상에는 연안에 놓인 돌고래들이 여전히 죽지 않고 고통을 느끼는 모습을 보였다는 주장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