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식품 산업의 차세대 주자로 대체어류가 부상하고 있다.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체어류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식물성 식품 산업 규모는 전년보다 27%에 성장해 7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이다. 미국 식물성식품협회(PBFA)와 좋은음식협회(GFI)가 공동으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소매시장에서 식물성 식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컨설팅 회사 커니는 식물성 식품 산업이 2040년까지 450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콩고기 등 다른 식물성 식품이 주목받아온 것에 비해 대체어류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마리카 아조프 GFI 기업 참여 전문가는 "대체어류 소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 소고기나 유제품처럼 직관적이지 않다"면서 "대중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150억달러 시장 선점 위해 대체어류 투자 증가
미국 수산 시장의 규모는 150억달러에 달한다. 이를 고려할 때 전문가들은 대체어류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몇몇 기업들이 이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GFI는 지난해 8000만달러 이상이 대체어류 시장에 투자됐다고 전했다. 2019년에 투자된 금액의 4배다.

대체어류 브랜드 '굿캐치'를 생산하는 게더드푸드는 작년 1월 투자자들로부터 3200만달러를 조달했다. 어류를 세포 배양하는 블루날루도 같은 달 6000만달러 모금에 성공하며 대체어류 시장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전통 수산물 회사들도 대체어류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9월 네슬레는 '부나(Vuna)'를 출시했다. 참치를 대체하는 식물성 어류로, 네슬레가 선보인 첫 대체어류 식품이다. 타이유니온도 올해 말까지 식물성 새우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타이슨푸드의 벤처캐피털 타이슨벤처스는 작년 9월 식물성 조개업체인 뉴웨이브푸드에 투자하기도 했다.

◆대체어류 인기 비결은…환경보호 바람
시장에선 대체어류가 인기를 얻게 된 주요 요인으로 환경보호 담론을 꼽는다. 20년 동안 수산물을 거래해 온 기업 반클레브는 남획, 오인 등 어업과 관련된 문제를 거론하며 '식물 기반 해산물'이라는 명칭으로 대체 어류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스피러시(Seaspriacy)'도 소비자들이 식물성 식품에 관심을 갖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프로그램은 해양 식물을 덜 소비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을 다뤘다.

대체어류가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은 맛이 지목된다. 시장조사기관 켈톤 글로벌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3%는 맛을 대체어류 소비에 가장 큰 장벽으로 꼽았다. 27%는 식감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