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후가쿠'(富岳)가 단순계산속도 등 4개 부문의 성능 평가에서 3차례 연속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일본 국립 이화학연구소는 28일 고베(神戶)시 계산과학연구센터에 설치된 후가쿠가 올 6월의 세계 슈퍼컴퓨터 평가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후가쿠는 작년 6월과 11월에 이어 3차례 연속으로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 지위를 지켰다.

올 3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후가쿠는 단순계산속도(TOP500), 실용적 계산속도(HPCG), AI계산성능(HPL-AI), 빅데이터 처리성능(Graph500) 등 4개 평가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유지했다.

후가쿠는 단순계산 속도에선 작년 11월 평가 때와 같은 초당 44경2천10조 회의 성능으로, 2위인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퓨터 '서밋'(초당 14경 8천600조 회)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세계 슈퍼컴 경쟁서 日후가쿠, 美서밋 제치고 1위 유지
연구소 측은 슈퍼컴퓨터 성능 평가에서 3차례 연속으로 '4관왕'을 차지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후가쿠는 이화학연구소와 전자업체 후지쓰(富士通)가 2019년 운용을 마친 슈퍼컴 '게이'(京)의 후속으로 공동개발했다.

후가쿠 개발에는 일본 정부도 1천100억엔(약 1조1천200억원)을 지원했다.

일본은 슈퍼컴 TOP500 분야에서 게이를 앞세워 2011년 6월과 11월 연이어 세계 1위에 오른 이후 미국과 중국에 밀려났다.

그러나 작년 6월 평가 때 시험가동 중이던 후가쿠를 앞세워 9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후가쿠는 본격 가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작년 4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발굴 등 5가지 주제의 선행 연구에 투입되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평가에서 일본이 미국과 중국에 압승을 거뒀지만 두 나라가 초당 100경 회 이상의 계산 성능을 갖춘 엑사급 개발을 본격화해 올해 안에 후가쿠를 능가하는 슈퍼컴퓨터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