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메시징 엡 디스코드를 100억달러(약 11조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디스코드를 사들여 비디오게임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소셜미디어 사업에도 힘을 싣겠다는 MS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MS가 디스코드를 인수하기 위한 단독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빠르면 다음달 중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예상 인수가격은 지난해 말 자금조달 당시 평가된 디스코드의 기업가치(70억달러)보다 할증된 100억달러 이상이다. 성사된다면 MS 역사상 2016년 링크트인을 266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된다.

2015년 설립된 디스코드는 음성, 문자, 화상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음성채팅 기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서비스 초기에는 온라인게임 중 채팅을 하려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다. 그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메시징 앱 수요가 늘어나면서 디스코드도 게이머 외 다양한 이용자를 확보, 월간 이용자 수를 최근 1억4000만명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매출은 1억3000만달러로 전년(4500만달러)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게임회사 에픽게임즈 와 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이 디스코드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MS가 6년차 스타트업 디스코드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비디오게임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소셜미디어 사업 확장에 있다. MS는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를 중심으로 비디오게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올 초 MS가 인기게임 ‘둠’ 등을 보유한 제니맥스를 7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운데 이어 게이머들 사이 인기가 높은 디스코드까지 확보해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MS가 취약했던 소셜미디어 사업에도 디스코드 인수가 도움이 될 전망이다. MS는 소셜미디어 역량 확보를 위해 지난해 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불발됐다. 지난해에는 아마존의 트위치 등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믹서를 종료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