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71)이 블라디미르 푸틴(71)의 5번째 러시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사진=TASS
할리우드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71)이 블라디미르 푸틴(71)의 5번째 러시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사진=TASS
할리우드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71)이 블라디미르 푸틴(71)의 5번째 러시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며 돈독한 관계를 입증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은 7일 취임식을 갖고 집권 5기를 시작했다. 스티븐 시걸은 동양풍의 도포 모양의 검은 옷을 입고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찾았다.

이날 취임식장에는 2600여명이 초대받았지만, 스티븐 시걸은 독특한 옷차림과 긴 머리, 입 주변으로 기른 수염으로 눈에 띄었다. 스티븐 시걸은 현지 매체에 "푸틴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며 "푸틴 대통령의 5번째 임기와 함께하는 미래가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71)이 블라디미르 푸틴(71)의 5번째 러시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사진=AP
할리우드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71)이 블라디미르 푸틴(71)의 5번째 러시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사진=AP
다만 "미국인들에게 푸틴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매우 기대된다"며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다.

스티븐 시걸은 미국에서 활동했지만, 대표적인 '친러' 인사로 꼽힌다. 과거부터 푸틴 대통령에 대해 "오늘날 살아있는 세계 최고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우는 발언을 했고,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때에도 지지를 표명했다. 또한 2016년에는 러시아 시민권을 받았고, 2018년에는 '대미문화사절단' 단장으로 임명됐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뒤 점령한 지역 중 하나인 올레니우카를 방문해 러시아를 옹호하는 다큐멘터리를 찍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엔 푸틴 대통령에게 국가 우호 훈장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훈장 수여 법령에는 "스티븐 시걸이 러시아의 국제 문화적, 인도적 협력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시걸은 티베트 불교 신자이자 일본 무술을 수련했다. 영화 '복수무정'(Hard To Kill), '언더시즈'(Under Siege) 등에서 화려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었다. 푸틴 대통령과도 무술이라는 공통분모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친푸틴 성향의 가수로 유명한 샤먼(본명 야로슬라프 드로노프), 극우 민족주의 단체 '밤의 늑대들'의 리더로 푸틴 대통령과 오토바이 라이딩을 함께 즐기기도 했던 알렉산드르 잘도스타노프, 도핑으로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 등도 참석했다.

또한 지난해 푸틴 대통령이 다게스탄공화국을 방문했을 때 그를 못 봤다며 눈물 흘리는 영상의 주인공이었던 9세 소녀 라이사트 아키포바, 특별군사작전에서 전사한 군인의 자녀들도 초대받았다.

크렘린궁은 취임식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초청장과 함께 기념 은화, 우표 등의 선물을 받았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2030년까지 러시아의 경제를 세계 4위권 규모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2030년까지 연구개발(R&D) 비용을 GDP의 2% 규모로 늘려 경제 규모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 순위를 세계 10위권 내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