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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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기업 바이트댄스의 자사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모기업 바이트댄스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틱톡 금지법'이 수정헌법에 위배된다며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중국 테크 기업이 미국 정부와 정면 충돌을 선언한 이번 소송은 결과에 따라 미국 대선과 미중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틱톡, "美 정부가 1억7000만명 '표현의 자유' 저해"

7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틱톡은 미국 컬럼비아특별구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소송을 내고 지난달 24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이 '수정헌법 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법안에 따르면 틱톡은 내년 1월 19일까지 270일 내에 틱톡의 미국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 대통령의 재량에 따라 90일 기한 연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기간 내에 판매자를 찾지 못한다면 틱톡은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영구적으로 퇴출된다.

틱톡은 67페이지에 달하는 소장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의회는 하나의 플랫폼을 영구적·전국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했다"면서 "전 세계 10억명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 플랫폼에 모든 미국인이 참여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법안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책임은 연방 정부에 있다"고 덧붙였다.

틱톡은 "중국계 서비스인 틱톡은 미국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언제든지 중국 정부에 제출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다. 2022년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인 오라클이 소유한 서버에 미국 사용자 데이터를 옮기는 등의 정보 보호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강제 매각 "상업적, 기술적, 법적으로 어려워"

미국 사업 강제 매각 명령에 대해서도 틱톡은 "상업적으로, 기술적으로, 법적으로도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가 미국에 틱톡의 핵심 기능인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엔진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틱톡은 사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틱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소프트웨어에 접근해야하는데, 법안에서는 바이트댄스와 틱톡 간의 연결을 금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기업가치가 2250억달러(약 308조원)로 추정된다. 미국 사업 매각 가격은 수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구매자는 대기업으로 제한되는데, 메타나 구글 등 빅테크는 반독점법에 저촉돼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이 크다"며 구매자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NYT는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전체 글로벌 사업장과 7000명의 미국 직원이 고용된 미국 사업장 중 어느 쪽을 매각을 고려하는지에 대해서도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틱톡 강제 퇴출은 주 정부 및 연방 정부 차원에서도 다수의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몬태나주에서는 올해 1월부터 주 내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 주 정부의 결정을 예비적으로 중단했다. 몬태나주는 현재 이 명령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2020년 행정 명령을 통해 틱톡 판매를 금지하려 했지만 연방법원은 '수정헌법 1조'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CNBC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소송은 연방 대법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틱톡과 미국 정부가 본격적인 법적 분쟁에 들어가면서 법안이 시행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