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최근 원유 선물시장 거래 일부를 놓고 조사에 나섰다. 글로벌 원유 수급 균형이 깨진 탓에 주요 산유국 감산 합의 등 외부 변수가 바뀔 때마다 유가가 하루에도 수십 % 등락하는 와중에 누군가 러시아 등의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선물 거래를 벌였다는 의심에서다. CFTC는 이같은 불법 거래를 벌인 이들이 수억 달러 이득을 봤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CFTC는 미 연방수사국(FBI) 등과 함께 최근 원유 선물거래 일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CFTC는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 CME그룹이 운영하는 선물시장을 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MEX 원유 선물 시장에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등이 거래된다.

CFTC는 선물거래를 벌인 이들 중 일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주요 산유국 10개 모임인 이른바 ‘OPEC+’ 합의 직전에 러시아의 감산 관련 방침을 미리 입수했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 당국의 정밀 조사 대상인 이들은 미국 시민이 아니며, 이전엔 선물을 거래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OPEC+는 지난 9일과 12일 각각 감산안을 놓고 회의를 열었다.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감산 잠정합의에 도달한 지난 9일엔 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 가격이 큰 폭으로 요동쳤다. 회의 개최 직후 한동안은 대규모 감산 기대에 12%가량 폭등했다가 합의 내용이 공개되자 하락세로 전환, 9.3% 급락한 배럴당 22.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NYT는 “소식통에 따르면 영국 금융당국도 같은 이유로 선물시장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글로벌 원유 시장이 전례없는 변동성을 겪는 와중에 각국 당국이 의심스러운 선물 거래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