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 모프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SAGIA) 부청장이 ‘사우디-한국 파트너십 컨벤션’에서 한국 기업과 사우디 간 협력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SAGIA 제공
술탄 모프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SAGIA) 부청장이 ‘사우디-한국 파트너십 컨벤션’에서 한국 기업과 사우디 간 협력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SAGIA 제공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SAGIA)은 한국 기업·기관 11곳과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다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년 1분기 내에 서울에 한국 사무소를 개설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우디 투자청은 이날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코트라(KOTRA) 등과 함께 ‘사우디-한국 파트너십 컨벤션’을 개최하고 이같이 발표했다. 술탄 모프티 SAGIA 부청장은 “사우디는 대규모 경제 발전 계획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외국 기업과의 협력사업을 늘리고 있다”며 “코트라 등 한국 기관과 공조해 43개에 달하는 양국간 협력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투자청은 내년 1분기 안에 서울에 비전실현사무소(VRO)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이 사우디에 진출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모프티 부청장은 “비전 2030에 따라 사우디는 외국 기업의 사우디 내 투자 절차 전반을 지원한다”며 “사우디 당국은 VRO를 통해 한국 기업에 시장 데이터와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내 공급망이나 파트너를 연결해 주는 등 지원 사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사우디에 진출한 기업도 VRO를 통해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쉽게 점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사우디 투자청은 국내 기업·기관과 총 15개 MOU를 체결했다. SK글로벌케미칼은 사우디 국영석유화학회사 사빅(SAVIC)과 플랜트 기술 관련 MOU를 맺었다. 기업은행은 사우디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은행을 위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제조 분야에서 사우디 킹압둘라 국제의료센터와 협업한다. 서울대병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과 서울대분당병원도 킹압둘라 국제의료센터와 MOU를 체결했다. SK가스를 비롯한 6곳도 사우디 관련 기관·기업과 MOU를 맺었다.

모프티 부청장은 “한국 기업은 각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나 업계를 선도하는 곳이 많다”며 “이런 기업들이 사우디에 진출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투자청은 연내 사우디에 진출할 계획인 국내 업체 두 곳에 사우디 내 기업 설립 허가도 발급했다.

사우디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비전 2030’에 따라 외국 기업 투자 유치를 늘리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에만 크게 의존하는 사우디 경제 구조를 바꾸겠다며 2016년 이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 비전 2030 중점 협력국이다.

모프티 부청장은 “작년부터 도·소매, 금융보험, 통신업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외국 투자기업이 지분 100%로 사우디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며 “외국 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늘리기 위해 비즈니스 환경 개선 등 여러 개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