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사장이 지난 25일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사장이 지난 25일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소식에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2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공식 오찬에 총출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수장을 비롯해 조현준 효성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 주요 재계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AI)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 구조를 첨단 산업 중심으로 바꾸는 ‘비전 2030’을 발표한 사우디는 총 565조원을 투입해 ‘미래형 신도시’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이곳에 AI,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어서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물산 등 계열사까지 챙길 ‘먹거리’가 적지 않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사장은 전날 정 부회장을 만나 “현대차와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최태원 회장은 석유화학 분야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주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SK종합화학은 2015년 사우디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사빅과 합작해 고성능 플라스틱 넥슬렌 생산을 위한 ‘사빅 SK넥슬렌컴퍼니’를 세웠다.

구광모 회장 역시 사우디 현지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합작 조선소 건립, 선박·육상용 엔진 사업 등을 함께 진행한 현대중공업 정기선 부회장과의 만남을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조현준 회장은 탄소섬유 공장 건설 등 사우디 내 사업 확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박재원/김보형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