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오는 2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6월 말까지 3개월간 연기할 것을 유럽연합(EU)에 공식 요청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일 하원 ‘총리 질의응답’에 참석한 자리에서 브렉시트 연기 요청 서한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발송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서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6월 말 이후로 연기하고 싶지 않으며, (장기 연기를 위해 5월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 온 미셸 바르니에 EU 수석대표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연기가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가능성을 높일 것인가”를 물은 뒤 “연기된 시한이 끝날 때 오늘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브렉시트) 연기는 불확실성을 연장하는 것이고 불확실성에는 비용이 따른다”고 했다.

나아가 단순히 3개월이 아니라 오랜 기간 브렉시트를 연기하려면 “뭔가 새로운 정치적인 프로세스가 영국 내에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21~22일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연기가 성사되려면 EU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영국 요청을 승낙해야 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