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임 서한에서 “동맹을 존중하라”고 쓴소리를 한 데 격분해 장관 교체 시점을 두 달 앞당겨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차관(사진)을 내년 1월1일자로 국방장관 대행에 지명했다. 매티스 장관이 내년 2월28일까지 일한 뒤 물러나겠다고 밝혔는데 그의 사임 기한을 2개월이나 앞당긴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매티스의 쓴소리에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두 달 일찍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과 상의 없이 미군을 시리아에서 철수하는 데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20일 사표를 던졌다. 그러면서 언론에 공개한 사임 서한에서 “동맹을 존중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고했다.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정부에 단호하고 명확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 언론은 매티스 장관의 서한을 인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무시’를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른바 ‘마지막 어른’이 떠나면서 정책이 즉흥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장관에게 조기교체를 직접 통보하지 않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전달했다”고 전했다. 국방장관 대행 지명도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국방장관은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일했다.

섀너핸 대행은 1986년 보잉에 입사해 30여 년간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지냈다. 국방부에는 지난해 합류했다. 미 CBS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군 장성을 중용했지만 이번 인사는 이런 구도에서 벗어나는 출발점”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