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아베 관련주' 찾기 분주한 일본증시
요즘 일본 증시가 뜨겁습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연일 약 27년 만의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장중 26년11개월만의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던 닛케이225지수는 1일 24,245.76으로 장을 마치면서 종가기준으로도 새 기록을 썼습니다. 2일 오전 장에서도 전일 대비 0.2~0.7%가량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거품 경제’시기 주가를 드디어 회복한 것입니다.

일본 증시가 이처럼 잘 나가는 배경으론 기업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엔화 약세로 수출주 등을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대폭 개선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지난달 2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3연임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도 증시 활황에 도움이 되고 있습다.

아베 총리가 기업친화적인 경제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증권가에선 ‘아베 수혜주’ ‘아베 관련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우선 주목을 끄는 것은 인력서비스 관련주와 건설주 입니다. 일본이 현재 경기호황에 일손부족이 겹친 만큼 관련주 전망을 좋게 본 것입니다. 고용확대에 성과를 거뒀고, 고용을 중시하는 아베 정권의 정책을 고려할 때 인력서비스 관련주가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입니다. 아베 정권이 고령자 고용확대 등 지속적으로 고용· 노동 관련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인력업체 리크루트홀딩스 주가는 9월 이후 한 달여 가량 13%가량 뛰었습니다. 연일 연중 최고가 근처를 머물고 있습니다. 인력파견업체 파소루홀딩스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0% 가량 올랐습니다. 엔재팬 주가 흐름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건설주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전역에서 일고 있는 건설·부동산 붐에 편승했습니다. 여기에 오사카, 홋카이도 등에서 올해 지진·태풍 피해가 잇따르면서 사회기간시설(SOC)복구 및 확충, 추경예산안 지출도 예상되는 점이 건설주에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교량보수 업체 쇼본드홀딩스나 지반공사업체 라이드공업 주가가 지난달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왔습니다. 이달 들어 건설주는 약간 조정국면이지만 여전히 전 월초 대비 10~20%가량 주가가 오른 상태입니다.

단순화의 위험성이 있기는 하지만 경기호황이 정권의 장기집권으로 이어지고, 정치가 안정되면서 다시 경제발전을 자극하는 듯한 것이 요즘 일본의 모습입니다. 일본 증시, 일본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나갈지 자세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