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3개월새 최저치… 美中 무역담판 결렬 대비하나
미국과 무역대화에 나선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3개월여만에 최저치로 떨어뜨리면서 협상 결렬로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의 외환거래센터는 3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중간가격)을 전거래일보다 0.0062위안 올린 6.3672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가 0.1% 절하했다는 의미로 4일 연속 절하이며 지난 1월24일 이후로 최저치다.

이 같은 위안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 여파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지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이 필요한 때에 대비해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담판이 결렬돼 미국과 통상갈등이 격화되면 중국의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3월 수출이 전년보다 2.7% 감소하고 수입은 14.4% 늘어나면서 양국간 무역분쟁이 점차 전체 수출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켄 청(張建泰) 미즈호은행 홍콩 외환스트래티지스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대화 전에 위안화 가치를 선제적으로 내림으로써 추후 위안화 절상이 필요할 때 여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 중순부터 강세에서 약세로 돌아서는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지난 3월엔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자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줄이기 위해 '중국판 플라자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통상갈등과 관련한 물밑 협상을 벌이던 중이었다.

이 상황은 미국이 1985년 만성적인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달러 강세를 유도하려 플라자 합의를 통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가치를 절상한 것을 연상시켰다.

이로 인해 엔화 가치는 3년 사이 100% 가량 급등해 일본은 수출에 큰 타격을 받았고 장기 경기침체를 겪었다.

이처럼 미중 양측이 위안화의 추가 강세를 허용해 양국간 무역불균형을 축소하려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위안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마저 미중 무역전쟁 발발에 대비한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자 중국 당국은 위안화 절하 움직임이 무역전쟁에 대비한 것이 아니라고 공식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지난달 30일 사설에서 "최근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갈등 심화로 위안화 절하를 생각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중국의 위안화 환율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중국은 수출 우위를 위한 위안화 절하 계획이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면서 "앞으로도 위안화 환율은 합리적 구간 내에서 시장과 연동해 계속 양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반박에도 이번 미중 무역대화에서 미국의 대중 강경파 대표들이 위안화 환율과 관련해 모종의 요구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13일 반기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한 바 있다.
中 위안화 3개월새 최저치… 美中 무역담판 결렬 대비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