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의 ‘고령화’ 속도가 늦춰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의 현금 흐름을 활용해 성숙도를 분석한 결과 일본 기업의 평균 연령이 5년 전에 비해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케이500지수 구성 종목 중 과거 10년치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는 395개사를 대상으로 현금 사용과 조달 동향 등 현금 흐름을 기준으로 각사의 성숙도를 분석한 결과, 주요 기업의 평균 연령은 44.4세로 나타났다. 5년 전 조사보다 0.1세, 10년 전보다 0.4세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 연령’ 추정에는 최근 3년간 영업활동과 투자활동, 재무활동 통계를 바탕으로 빅토리아 디킨슨 미국 미시시피대 교수가 정립한 ‘현금 흐름 패턴에 따른 기업의 생애주기’ 모델이 적용됐다. 이 이론에 따르면 기업은 △초창기(18~29세) △성장기(30~41세) △성숙기(42~53세) △도태기(54~65세) △쇠퇴기(66~78세)의 5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젊은 기업일수록 투자 비중이 높고, 기업이 고령화될수록 영업 현금 흐름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 분석 결과 과거보다 ‘젊어진 기업’이 많았다. 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기업체질을 개선했거나, 최근 몇 년간 전체적인 업황이 개선된 분야에서 젊어진 기업이 다수 등장했다. 건설업체 니시마쓰건설은 최근 도쿄올림픽 특수 등에 힘입어 기업 연령이 10년 전 72.7세에서 44.8세로 젊어졌다. 해양자원 개발 투자를 확대한 미쓰비시조선도 13.7세나 평가연령이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국가별 기업 평균연령은 미국 기업이 44.4세, 유럽 기업이 44.2세로 일본(44.4세)과 큰 차이가 없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