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경합주는 힐러리가 6%포인트로 우세

미국 대선(11월 8일)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이 기관마다 큰 편차를 보였다.

트럼프의 11년 전 '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 이후 클린턴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10%포인트 안팎까지 벌렸다는 게 대부분의 조사 결과지만 클린턴이 여전히 불안한 오차범위 내 우위를 달리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16일(현지시간) 공개된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10월10∼13일·1천 명)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이 48%의 지지율을 기록해 37%에 그친 트럼프를 11%포인트 앞섰다.

자유당의 게리 존슨은 7%, 녹색당의 질 스타인은 2%를 각각 얻었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양자 대결 시 지지율은 51% 대 41%로, 클린턴이 트럼프를 10%포인트 차로 눌렀다.

최근 다른 기관들의 여론조사에서 나온 10%포인트 안팎의 지지율 격차와 비슷한 흐름이다.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클린턴의 '판정승'으로 끝난 1·2차 TV토론이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이 이날 공개한 새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4%포인트에 그쳤다.

WP-ABC 방송의 여론조사(10월10∼13일·740명) 결과 클린턴은 47%의 지지율로 43%를 얻은 트럼프에 4%포인트 앞섰다.

자유당의 게리 존슨과 녹색당의 질 스타인은 각각 5%, 2%를 얻었다.

양자 대결의 지지율 격차도 4%포인트(클린턴 50%, 트럼프 46%)였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가 ±4%포인트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통계상으로보만 보면 두 사람의 지지율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음담패설 파일과 잇단 성추문에 따른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도 조사기관에 따라 엇갈렸다.

미 CBS뉴스는 이날 여성 유권자들 덕분에 클린턴이 경합주에서 트럼프에 우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CBS의 경합주 집계 추이에 따르면 클린턴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등 13개 경합지역 조사(12∼14일, 3천260명)에서 46%의 지지율로 트럼프(40%)에 6%포인트 앞섰다.

대선 과정에서 갖은 막말을 일삼은 트럼프가 최근 음담패설 파문으로 치명타를 입었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로 보인다.

CBS뉴스는 "최소한 절반가량은 트럼프의 경제·국방 정책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많은 사람이 개인적인 측면에서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의 음담패설 파문으로 여성들의 표심이 클린턴으로 더 결집한 게 지지율 차이를 낳았다.

지난달 경합주 조사에선 클린턴의 여성 지지율은 트럼프에 5%포인트 앞섰지만 이번엔 15%포인트 차이로 크게 벌어졌다.

유권자의 70%(여성 73%, 남성 66%)는 트럼프가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WP-ABC 방송 조사에선 두 후보 간 여성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클린턴은 여성 지지율 면에서 트럼프에 8%포인트 앞섰는데 격차는 9월 말 조사 때(19%포인트)보다 크게 줄었다.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여성들이 트럼프에게 강한 지지를 보낸 영향으로 분석됐다.

저학력 백인 여성들의 56%는 '음담패설이 탈의실 농담에 지나지 않는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의했다.

한편 13개 경합주와 별도로 네바다 주에서 이뤄진 CBS뉴스의 조사(12∼14일, 996명)에서도 클린턴(46%)이 트럼프(40%)를 6%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반면 공화당 텃밭으로 불리는 유타(12∼14일, 951명)에선 트럼프(37%)가 클린턴(20%)에게 우세를 보였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과 공화당 하원 수석정책국장을 지낸 무소속후보 에번 맥멀린의 지지율도 클린턴과 같은 20%였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김남권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