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0 개막연설서 포용적 신안보관 수립 강조…"개혁개방 지속"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 각국 안보의 연계성을 주장하며 냉전적 사고에 종언을 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이날 항저우(杭州)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하루 전 열린 비즈니스 서밋(B20) 개막연설에서 특정 국가나 현안을 거론하지는 않은 채 포용, 화합을 강조한 안보관을 주창했다.

시 주석은 "각국의 안보는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고 어느 한 국가도 자기만 생각할 수 없으며 자기 홀로 해결할 수 없다"며 "지난 시기의 냉전적 사고는 방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를 염두에 둔 주장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이어 "앞으로 공동의 종합, 협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새로운 안보관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세계 및 지역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각국이 평화와 안녕을 소중히 여기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각국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모여 G20 정상회의에 건의사항을 제출하는 이 날 회의에서 시 주석은 이 외에는 주로 중국과 세계의 경제현안에 50분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는 중국경제에 대한 세 가지 의문을 언급하며 스스로 답했다.

중국경제가 안정 성장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지, 중국이 개혁·개방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지, 중국이 중진국의 함정을 피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는 '스스로 팔을 잘라낼 수 있는 장사의 용기', 봉황이 자신을 불사른 뒤 더 강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거듭난다는 의미의 '봉황열반(鳳凰涅槃)의 결심'을 언급하며 "중국이 개혁의 고통이나 개방의 후퇴에서 비켜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이후 3년여간 중국 정부가 개혁을 주저하고 있고 외국 기업에 적대적으로 변했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시 주석은 "중국은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고 세계에 더 많은 발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또 그럴 자신감도 있다"며 "중국은 결코 개혁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철강 및 석탄 분야의 과잉생산에 따른 무역분쟁에 대해서도 그는 "중국은 그간 공급과잉에 대해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해왔다"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덤핑 과세 조치를 반박했다.

그는 철강과 석탄 생산을 줄이고 재고량을 관리하면서 지속가능한 장기적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이 연장선에 있는 국가들에 '공동의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개방은 단독적 행동이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국가에 오픈하는 것이며 중국의 뒷마당을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가 공유할 수 있는 정원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항저우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