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마시고 버텨…자위대 훈련지 임시 가옥서 발견
사건 초기 부모가 아이 실종경위 진술 번복…전모 드러날 듯


'버릇을 고치겠다'며 부모가 곰이 출몰하는 산속에 방치해 실종됐던 일본 어린이가 약 1주일 만에 무사히 발견됐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나나에(七飯)초(町) 히가시오누마(東大沼) 근처 숲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초등학교 2학년 다노오카 야마토(田野岡大和·7) 군이 3일 오전 실종지로부터 수 킬로미터 떨어진 숲에서 발견됐다.

다노오카 군은 자위대가 비를 피하려고 훈련지 내에 설치한 임시 가옥에 있다가 자위대원에게 발견됐다.

그는 발견 혹시 다노오카 군이 맞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또렷하게 대답했으며 건강 상태 체크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노오카 군은 1주일 동안 수분만을 섭취하고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가벼운 탈수증을 겪고 손발에 가볍게 스친 상처가 있으나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노오카 군을 진찰한 의사는 7일간 고생한 것치고는 상태가 괜찮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다노오카 군 부모는 아들이 공원에서 사람이나 차에 돌을 던지자 버릇을 고친다며 귀갓길에 나나에초의 비포장 산간 도로에 아이를 내리게 한 뒤 떠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노오카 군의 아버지는 아이를 두고 출발한 지 5분 뒤 아이를 찾으러 원래 장소로 돌아갔으나 다노오카 군이 사라지고 없었다고 진술했다.

다노오카 군이 실종된 곳은 곰이 출몰할 가능성도 있는 위험한 장소였으며 이달 1일에는 자위대원을 포함해 약 200명이 수색에 나서는 등 다노오카 군을 찾기 위해 연일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다.

사건 초기에 다노오카 군의 부모는 '산나물을 채취하던 중 아이가 사라졌다'고 말했다가 버릇을 고치려고 두고 왔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관해서 다노오카 군의 부모는 '평소 아들을 학대해 온 것으로 의심받을까 봐 그렇게 말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다노오카 군을 숲 속에 두고 온 부모의 행동이 '보호책임자 유기 혐의'에 해당하는지도 조사하고 있으며 다노오카 군이 발견됨에 따라 조만간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다노오카 군의 실종이 알려진 후 일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고 부모의 행동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