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후 실용위성 '아리랑 5호' 러시아에서 발사

23일 새벽 발사 성공 여부 판가름…악천후와 야간에도 지구 관측 가능

악천후와 야간에도 지구를 관측할 수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 5호(아리랑5호)가 22일 러시아에서 발사됐다.

아리랑5호는 이날 밤 11시39분(현지시간 오후 8시39분) 러시아 남부 야스니 발사장에서 러시아 발사체인 '드네프르'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돼 정상적으로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밝혔다.

야스니 발사장은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1천600㎞ 떨어진 카자흐스탄의 국경 지대에 있다.

아리랑5호 발사는 박근혜 정부 및 미래창조과학부 최초의 우주발사 사업이다.

국내 우주발사 사업으로는 지난 1월30일 나로호 발사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아리랑5호는 발사 후 15분14초만에 고도 550㎞ 상공에서 드네프르 발사체 3단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발사 32분 후에는 남극 트롤 지상국과의 교신에 성공하면서 정상궤도 진입을 알렸다.

하지만 트롤 지상국과의 교신은 위치 추적이 원활하지 않아 위성궤도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대전에 있는 항우연 위성정보연구센터 지상국과의 첫 교신은 발사 5시간56분 후인 23일 오전 5시36분께 이뤄질 예정이다.

항우연이 교신 신호를 분석하고 나면 23일 오전 6시30분께 비로소 위성의 정상적인 작동 여부와 발사 성공 여부를 최종 확인할 수 있다.

2005년 6월부터 총 사업비 2천381억원을 들여 개발한 아리랑5호는 국내 최초로 합성영상레이더(SAR·Synthetic Aperture Radar)를 탑재해 구름이 많이 끼는 등의 악천후와 야간에도 고해상도로 지구를 정밀 관측하는 전천후 지구 관측 위성이다.

기존 아리랑2·3호는 가시광선을 사용해 햇빛이 없는 밤이거나 구름이 끼는 날에 지상을 관측하지 못한다.

반면 SAR은 가시광선이 아닌 마이크로파(波)를 사용한다.

마이크로파는 가시광선보다 투과율이 좋아 구름을 통과할 수 있다.

아리랑5호는 550㎞ 상공에서 밤과 낮, 하루 두 번 한반도를 관측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기존의 아리랑2·3호와 더불어 하루 네 번 한반도를 관찰하는 관측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이상률 항우연 항공우주시스템연구소장은 "향후 4개월에 걸쳐 아리랑5호의 보정 작업을 마무리하면 최고 1m 해상도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며 "아리랑5호는 해양 유류사고, 화산폭발 같은 재난 감시와 지리정보시스템(GIS) 구축 등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공공안전, 국토·자원 관리, 환경감시는 물론 북핵 감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아리랑5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린 드네프르 발사체는 옛 소련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0(나토명 SS-18 Satan)을 상업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지난 1984년 제작돼 전략미사일군 산하 야스니 기지에 배치됐다가 지난 2009년 퇴역한 것을 발사체로 개조했다.

드네프르 발사는 옛 소련 시절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인공위성 발사 등을 통해 폐기하는 '드네프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아리랑5호는 원래 2011년 8월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2년이나 미뤄졌다.

항우연은 "군사 기지였던 야스니 발사장이 민간사업을 병행하면서 러시아 내부의 갈등 상황이 있었다"며 "2년간 아리랑5호의 부품을 상세하게 점검해 기능 수행에 문제가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리랑5호 개발사업은 2005년부터 미래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공동으로 착수했으며 항우연,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한항공, 한화, 두원중공업, 쎄트렉아이 등 관련 산업체가 참여했다.

미래부는 아리랑5호 발사 이후 6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하기로 확정한 상태다.

과학위성3호가 발사대기 중이고 아리랑3A, 아리랑6호, 차세대소형위성, 정지궤도복합위성 2개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임무를 수행 중인 위성은 천리안, 아리랑2호, 아리랑3호, 나로과학위성 등 4개다.

(야스니<러시아> 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