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는 괜찮아요. 그런데 친구들이 모두 죽었어요."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26명이 살해된 미국 코네티컷주 총기난사 현장에서 6세 여아가 시신 속에 숨어 있다가 생환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미국 A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지난 14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참사 이후 이 어린이의 어머니와 상담한 지역목사 짐 솔로몬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익명의 1학년생은 상황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까지 친구들의 시신 속에 숨어 있었다.

`죽은 척' 할 수밖에 없었던 이 학생은 처참한 총기난사 현장에서 처음으로 탈출한 어린이였다.

학교 건물에서 뛰쳐나온 어린이의 온몸은 머리부터 발가락까지 이미 피투성이였다.

학급 친구 전원은 싸늘한 시신이 돼 있었다.

ABC 방송은 이 어린이가 자신이 속한 학급의 16명 중에서 유일한 생존자로, 교실에 남아있던 1학년생 중에서 홀로 살아남았다고 소개했다.

엄마와 재회한 이 어린이는 자신은 "괜찮다"고 입을 뗐다.

그러고선 친구들이 모두 죽었다면서 자신은 "화가 나 있고 미친 것 같은" 어떤 사람을 봤다고 말했다고 솔로몬 목사는 전했다.

솔로몬 목사는 "여섯 살 반밖에 안 됐는데 어쩌면 그렇게 현명하고 용감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신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 아이는 자신의 나이를 뛰어넘는 지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어린이의 어머니가 자녀의 안전한 생환에 안도했겠지만, 자녀를 떠나보낸 다른 학부모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BC 방송은 이 어린이의 소식을 전하면서 "믿기 어려운 대단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