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포뮬러 원(F1)'으로 불리는 '인디카(Indycar) 시리즈'가 2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막을 올렸다. 1911년에 시작했으니 올해로 꼭 100년째다. 자동차경주로는 세계 최고(最古)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경주 나스카는 공장 출고 상태의 외형을 한'스톡카'로 경쟁하지만 인디카 시리즈에 출전하는 차량들은 'F1 그랑프리'처럼 '오픈 힐'(타이어가 바깥으로 나온 레이스 전용 경주차)이다. 그래서 인디카를 미국의 F1이라고 부른다. 인디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경주다. F1보다 100㎞가량 빠르게 질주한다.

◆'인디 500'은 세계 3대 자동차경주

인디카의 메이저대회는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인디 500'이다. 미국 남북전쟁 전사자 추모일인'메모리얼데이'가 있는 주 일요일(올해는 5월29일)에 개최된다. 이날이 되면 경기장 수용인원(25만명)을 초과하는 40만명이 인디애나폴리스로 몰려든다. 이 대회는 F1의 '모나코 그랑프리','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경주로 꼽힌다.

'인디 500'은 500마일(약 800㎞)을 달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부산 간 경부고속도로(416.4㎞)의 왕복 거리와 비슷하다. 2.5마일(4㎞)의 트랙을 200바퀴 돌아야 해 엄청난 체력 소모와 집중력을 요한다.

인디카의 총상금은 세계 최대다. 지난해 1359만2815달러(151억원)였고 우승자에게 275만달러가 돌아갔다. 2009년 우승자는 304만8005달러를 받았다. 마스터스 등 골프 메이저대회 우승상금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인디 500 상금은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레이스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진다. 레이스에서 구간 최고 속도를 냈거나 1위로 달린 구간이 길면 더 많이 받는다. F1,나스카 등의 우승자는 샴페인을 터뜨리지만 인디 500 우승자는 우유를 마시는 전통이 있다.

◆철저하게 상업적인 대회

인디카 시리즈는 '인디 레이싱 리그(Indy Racing League)'가 운영한다. IRL은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를 가지고 있는 식음료 기업 헐맨&컴퍼니가 소유하고 있다. 개인 기업이 운영하다 보니 상업적인 색채를 많이 띠고 있다. IRL은 90억달러(10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회사로 평가받는다.

흥행을 위해 빠른 스피드에 목숨을 걸었다. 인디카 레이서들은 평균 시속 300㎞대의 스피드로 3시간 내에 500마일을 주파한다. 1959년부터 매년 3경기를 미국에서 열었던 F1은 인디카의 스피드에 밀려 1991년 미국에서 완전 철수하는 수모를 당했다.

F1은 팀을 이뤄 스피드와 안정성,테크닉 등을 경쟁하는 반면 인디카는 오로지 스피드만 따지기 때문에 개인 드라이버의 기량이 중요하다. 여성 드라이버가 똑같은 조건으로 남자와 대결하는 점도 흥미롭다. 특히 데니카 패트릭은 빼어난 외모에 수영복 화보를 촬영할 정도의 몸매로 남성팬들의 '섹시 아이콘'이 됐다.

◆스폰서는 확실하게 밀어준다

리그를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스폰서를 유치한다. 혼다는 인디카에 출전하는 차량의 엔진을 독점 공급한다. IRL은 혼다와 손잡고 경쟁 자동차회사의 진입 장벽을 높게 만들어주면서 혼다로부터 안정적인 대회 숫자를 확보했다. 혼다는 올 시즌 열리는 총 17개 대회 가운데 5개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미국에서 4개 대회를 열고 1개 대회는 일본 도치기현에 혼다자동차 테마파크 '트윈링 모테기'에서 '인디 재팬 300'을 개최한다. 도요타도 1개 대회를 연다.

인디카의 타이틀 스폰서는 캘빈 클라인,케네스 콜,DKNY,토미 힐피거 등의 의류브랜드를 갖고 있는 '아이조드(Izod)'다. 지난해부터 연간 1500만달러 이상 내고 있다. 계약 기간은 6년.인디카는 자동차산업이 슬럼프에 빠진 2009년 11월 이 계약을 성사시키며 "인디카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한껏 고무됐다. 아이조드는 그 덕에 경기장에서뿐만 아니라 마이애미 사우스비치,뉴저지 등에서 패션쇼나 비치발리볼대회,자선골프대회를 개최하는 등 홍보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 인디카 시리즈

미국에서 나스카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자동차 경주.일반 승용차로 승부하는 나스카와 달리 F1처럼 레이스 전용차로 승부를 가린다. 이에 따라 미국의 F1으로 불린다. 매년 5월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인디애나폴리스 500'은 세계 3대 자동차 경주로 꼽히는 인디카 시리즈의 최고 대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