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P5+1, 이달 중 추가회담 개최 합의
이란 연구용 저농축우라늄 제3국 수출 허용
미국-이란, 국교단절 30년만에 양자회담

이란은 핵무기 개발계획의 일부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테헤란 남부 콤(Qom) 지역의 새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2주 내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과 P5(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1(독일) 회담에서 이란 측 사이드 잘릴리 협상대표가 최근 공개한 새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에 전적으로 협조할 계획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솔라나 대표는 "이는 출발점일 뿐이며 우리는 오늘 회담에서 논의된 실질적인 조치들을 더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측은 콤 지역에 있는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핵무기 개발 계획의 일부를 담당하는 시설이라고 보고 있다.

또 솔라나 대표는 이란과 P5+1이 이달 내로 추가회담을 열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누체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네바 회담 분위기가 건설적이었으며, 미국 등 서방측과의 대화의 길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모타키 장관은 특히 이란은 서방측과의 회담을 "정상급" 수준으로 격상하고 다양한 현안을 놓고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란 관영 IRNA통신 역시 양측이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와 사이드 잘릴리 이란 핵 대표 등이 참석하는 추가 회담에 합의했다고 보도하면서, 차기 회담 전에 부대표급 대표단이 사전 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회담에서 이란과 P5+1은 이란이 연구용 원자로에 사용하기 위한 저농축 우라늄을 제3국에 수출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솔라나 대표가 밝혔다.

그는 "이란에서 사용되는 저농축 우라늄의 추가 농축을 위해 다른 나라로 수출되도록 한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가 있었으며, 이는 테헤란에 있는 의료 연구용 원자로에 사용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농축 우라늄 수출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러시아는 IAEA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란의 우라늄을 19.75% 수준까지 농축해줄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고, 프랑스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도 조건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제네바 외곽 쟝토 지역에 위치한 18세기 풍의 빌라에서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담에서 미국과 이란은 다자협상과는 별도로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정치담당 차관과 사이드 잘릴리 이란 핵 협상 대표가 양자 직접 대화를 가졌다
미국과 이란의 고위급 대표가 직접 양자대화 테이블에 앉은 것은 30년 전 국교가 단절된 이후 처음이다.

양자대화에서 미국측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 개발 목적이 아니라는 데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고, 이란은 핵무기 비확산조약(NPT) 체제 하에서 허용된 핵 기술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갖고 있으며 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