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남미 정상들이 한목소리로 콜롬비아에 미군 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남미국가연합(UNASUR) 특별정상회의를 위해 28일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에 모인 남미 정상들은 외국 군대의 주둔이 한 국가의 주권을 위협해서는 안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이 최근 콜롬비아에 7개의 군사기지를 설치하려는 협정의 체결을 앞두면서 남미 각국은 우려를 표명해왔다.특히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기지 설치가 남미지역에서 미군의 이동성을 높이겠다는 군사적 전략의 일환”이라고 경고했다.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도 “남미 국가에 외국군이 주둔하는 한 이 지역에서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이 둘은 남미지역에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미군기지 설치를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정상들도 미군기지 설치 반대에 나섰다.

미국과 콜롬비아는 그동안 이런 남미 각국의 우려에 이번 군사협정이 콜롬비아 내 마약 밀거래 퇴치와 좌익 게릴라 조직의 테러활동 억제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해 왔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콜롬비아를 직접 명시하지 않고 “외국군은 한 국가의 주권과 남미 국가들의 통합을 위협하지 않아야하며 남미지역의 평화와 안정성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다소 완화된 문구의 최종합의문을 내놨다.이에 콜롬비아의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까지도 포함한 12개국 정상들은 합의문에 서명을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공격을 받은 우리베 대통령은 “군사협정 체결시 주권을 조금도 포기하지 않겠다”며 “이번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미군의 시설은 콜롬비아 정부의 통제 아래 놓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