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의사를 밝힌 데이비드 해켓 수터 미국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여성이 지명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젊고 지적으로 왕성한 인물을 택해 대법원을 흔들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은 10일 오바마가 어떤 인물을 대법관으로 지명하던 수터 대법관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며 오바마가 그동안 그래왔듯이 대법관 지명 과정에서도 과감함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수터 대법관은 미 연방대법원 내에서도 지나칠 정도로 신중하다는 평가를 들어온 인물이다.

WP는 백악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대통령이 연방대법관 지명을 자신의 대통령직 임기 중 매우 중요한 이정표로 여기고 있다며, 오바마가 임기 초기 국내외 이슈에서 과감한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 같은 열정을 후임 연방대법관 지명 과정에서도 보여줄 것 같다고 전했다.

오바마는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자신이 지성과 연륜과 품성으로 대법원의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대법관을 원한다고 말해왔다.

연방대법관 지명 문제에 관해 오바마와 논의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첫 대법관 지명자가 '홈런'이 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의회의) 인준을 받기 쉽도록 무난한 인물을 골라 안전하게 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워싱턴 정가와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의 연방대법관 후보자 리스트에 6명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통령이 여성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장 강력히 거론되는 여성 대법관 후보로는 제2연방항소법원의 소니아 소토메이어 판사, 제7연방항소법원의 다이앤 우드 판사, 엘레나 케이건 하버드 로스쿨 학장, 제니퍼 그랜험 미시간 주지사 등이 있다.

그러나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은 잘 거론되지 않는 강력한 다른 후보군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페퍼다인 로스쿨의 더글러스 미엑 교수는 "대통령이 누구를 선택하든 더욱 젊고 지적으로 왕성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대법관 지명 자체만으로 대법원을 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