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약을 예방약으로 오해 소동
대사관, 본국 지원 타미플루 등 배포 고심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 공포에 휩싸인 멕시코의 한인 동포사회에 치료약 타미플루에 대한 오해로 한때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27일 저녁 조환복 주 멕시코 대사는 대사관과 한인회(회장 서완수)가 각계 대표자들을 불러 연 대책회의에서 멕시코 내 치료약 부족 가능성을 걱정하는 교민들에게 "최악의 경우에는 외교행낭을 이용해서라도 타미플루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조 대사의 발언이 입소문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상당수 동포들이 타미플루를 예방약으로 오인하면서 시작됐다.

일부 동포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대사관이 왜 예방약을 빨리 나눠주지 않느냐"는 불만을 터뜨렸다.

"이미 끼리끼리 나눠가졌다"는 유언비어까지 퍼졌다.

이에 따라 대사관 측은 본국에서 아직 타미플루가 도착하지도 않았으며 예방 백신이 아니라는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동포사회의 주치의'로 불리는 한-멕병원의 문장호 박사도 "인플루엔자A[H1N1]의 백신은 아직 없다"고 확인해 주면서 "타미플루는 치료약"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마누엘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도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백신은 아직 없으며 6개월 후에야 제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는 점을 대사관 측은 강조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멕시코 동포들을 위해 항공편으로 긴급하게 보낸 타미플루 2천 정과 방역 마스크 1만장이 2일 밤 멕시코시티 공항에 도착한다.

대사관 측은 통관 절차를 신속하게 밟아 3일 오전 중 물건을 찾고 이를 효과적이고 투명하게 관리.배분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중이다.

동포들이 수도 멕시코시티 뿐아니라 지방 곳곳에도 거주하고 있어 한인회와 종교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타미플루와 방역 마스크를 배분해야 한다.

신종 플루로 동포들이 매우 예민해진 상황이어서 어떤 지역에 어느 만큼 배분하고, 관리 책임자를 누구로 정해 어떻게 사용토록 하는 지 등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발병 48시간 내에 타미플루 치료를 받아야 제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무엇보다 비상 연락망이 효율적으로 가동돼야 한다.

또 의사의 진단이 내려진 후에야 타미플루를 의사에게 넘겨주겠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으나 혹시라도 '시간과의 전쟁'에서 혹시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류종권 특파원 r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