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러시아와 미국 간 전략무기감축 협상이 예정된 가운데 러시아군 최고 사령관이 상당량의 핵무기 감축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23일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니콜라이 마카로프 총참모장은 한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합의가 이뤄진다면 러시아는 `상당량'의 핵무기를 감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이런 견해를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핵탄두와 발사체 수 모두를 현격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조건이 맞기만 하면 러시아는 2002년 `전략공격무기감축협정(SORT)'에 명시된 것보다 무기 수를 더 줄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미국 양국은 2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오는 12월 시효 만료되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을 위한 첫 실무 그룹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양국은 감축 대상 무기와 그 숫자, 이후 검증과 사찰 방법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핵탄두뿐 아니라 최고 10개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 등 발사 수단도 감축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2002년 양국 대통령이 서명한 SORT에서 핵무기 수를 1천700~2천200개 수준으로 줄이도록 했기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는 1천500개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시효 만료 전 성과물을 낸다는 목표로 협상에 임하겠지만, 이견이 클 경우 예상보다 협상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외무부 이고르 네베로프 북미국장은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내달 7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할 때까지 실무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지난 1일 런던 정상회담에서 START-1 후속 협정 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며 오는 7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까지 1차 초안을 만들기로 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