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정보수집 위력.."공습 전에는 주민에 경고 전화"

`처음엔 지중해를 넘어온 메뚜기 떼가 가자지구로 접근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건 메뚜기 떼가 아니라 50대 이상의 이스라엘 전투기였다'
이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 기습 공격을 감행한 지난달 27일 오전의 가자지구 상공 상황을 일간 예루살렘포스트가 2일 자에서 묘사한 내용이다.

이스라엘 공군의 첫 공습은 하마스의 경찰본부 건물 등 50개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이들 시설물을 잿더미로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분 40초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2일까지 내리 일주일 동안 전투기를 600여 차례 출격시켜 가자지구 구석구속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고, 이로 인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무려 430명에 육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자지구 내 대부분의 목표물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신베트(ISA)와 이스라엘군 남부사령부, 군 정보국(MI)이 최소 6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수집한 정보에 기초해 선택됐다.

이들 기관이 수집한 정보력의 정확성이 보여준 사례로는 가자지구 북부의 야발리야 난민촌 내 모스크와 이집트 접경지대 땅굴, 하마스 최고위 지도자 니자르 라이얀의 주택에 대한 공습 작전을 꼽을 수 있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모스크와 땅굴에 이스라엘 공군의 폭탄이 각각 투하되자 2차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장면이 나타난다.

2차 연쇄 폭발은 이들 2곳에 하마스의 로켓탄 등 무기류가 보관돼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이스라엘군은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 공군이 1일 공습한 야발리야 난민촌 내 한 주택 건물에서는 라이얀과 일가족의 시신이 수습됐다.

이스라엘은 라이얀의 집에 무기류가 보관돼 있다는 정보에 따라 그의 집을 폭격했으나 최고 지도자 중 1명을 폭사시키는 `뜻밖의 전과'를 올렸다.

이스라엘이 자체 수집된 정보에 근거해 외과수술적인 공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간인의 인명피해도 10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무기가 숨겨져 있거나 하마스 지도자가 은신했을 곳으로 추정되는 특정 주택을 공습할 때에는 몇 분 전에 그곳의 주민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비경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집 지붕 위로 올라가 자신들을 드러냄으로써 이스라엘 공군의 공습에 지장을 주고 있고, 이럴 때는 건물 주변에 위협 사격을 가해 주민들을 강제로 대피시키고 나서 표적에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은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그럼에도 민간인의 인명피해가 속출한 것은 하마스가 민간 시설과 무고한 주민들을 방패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책임을 하마스에 돌렸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