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25일 합동 토론회를 개최해 경제 문제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밝혔다. 후보 10명은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간) 뉴욕의 월스트리트 인근에 위치한 페이스대학에서 부시 행정부가 내놓은 감세안과 정부의 이라크 추가 재건비 요청, 심각한 재정적자 등 경제문제에 대해 열띤 논쟁에 돌입했다. 토론은 월스트리트 저널과 CNBC방송의 후원을 받았으며 NBC방송의 브라이언 윌리엄스의 사회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후보로 나서자 마자 급부상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사령관은 자신에 대한 첫 시험무대인 이번 토론에서 민주당원으로서의 자격을 강조하는 한편 조지 부시 대통령을 "무모하게 세금을 깎고 미국을 이라크 전쟁에 끌고 들어간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클라크 전 사령관은 토론 초반 지난 2001년 부시 대통령에게 했던 우호적인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대신에 그는 자신은 소수민족 대입우대정책인 '어퍼머티브액션'을 지지하고, 환경과 보건 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원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우방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국제사회의 선량한 일원이 되야하며 최후의 수단으로만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직격탄을 날렸다. 경선 과정의 또다른 돌풍의 주역 하워드 딘 전 버몬트주 지사는 클라크 전 사령관에 대한 자격시비를 벌이는 것 대신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비난하는 쪽을 선택했다. 딘 전 주지사는 "(후보를)결정하는 것은 민주당의 투표에 달린 문제"라면서 "선거전에서 가장 중요한 논점은 애국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이며 나는 애국자 연(然)하는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과 딕 체니 부통령에게 신물이 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재건비 870억달러를 추가로 의회에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후보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의원(오하이오)과 흑인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추가 지원 요청에 단호한 반대를 표명했지만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코네티컷)과 존 에드워드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이라크에 주둔해 있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미주리)은 의회는 부시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결정을내리기 전에 정부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입수해 검토해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나타냈다. 게파트 의원은 또 부시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도움을 받기 위해 유엔 총회에 참석해놓고 빈손으로 돌아온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후보들은 부시 정부의 세금 감면 정책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냈다. 존 케리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감세안의 전면 철회를 주장한 딘 전 주지사와 게파트 의원의 의견은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비난하며 저소득 및 중간소득층에 대한 감세는 유지한 채 부유층에 대한 감세조치만 없애야한다고 강조했다. 딘 전 주지사는 이에대해 "이같은 정책이 정부의 재정적자의 원인"이라면서 "워싱턴 정가 인물들은 모든 약속을 다하지만 민주당으로서 우리는 그같은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봅 그레이엄 상원의원(플로리다)과 리버맨 의원은 그럴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뉴욕 AP=연합뉴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