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 살고 있는 탕(唐) 선생의 하루는 신문지면의 아파트 분양공고를 챙기는 것으로 시작된다.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그는 요즘 하루에도 서너 차례 아파트 공사 현장을 방문,투자할 아파트를 고르고 있다. 사업은 뒷전이고 부동산 투자가 그의 본업이 됐다. 그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은 2년 전이다. 우연히 분양 받게 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눈을 뜨게 됐다. 그는 갖고 있는 돈을 모두 끌어 모아 아파트 서너 채를 사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 탕 선생은 최근 갖고 있던 아파트 중 한 채를 팔았다. 작년 초 분양 받은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약 64만 위안(1위안=1백45원).이 중 그가 부담한 액수는 총액의 20%인 12만8천위안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은행에서 빌렸다. 매각 가격은 매입가의 2배 수준인 1백18만위안.12만8천위안을 투자해 불과 1년 사이에 투자금의 4배가 넘는 54만위안을 번 셈.그는 그 돈으로 다른 아파트를 사둘 계획이다. 탕 선생의 사례는 요즘 상하이 부동산 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상하이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부동산이다. 그들은 만났다 하면 어디에 집을 샀다느니, 어느 지역이 오르고 있다느니 등 온통 집 얘기뿐이다. 신문도 연일 부동산 특집을 내보낸다. 상하이 사람들은 집을 사기 위해 혈안이 돼 있고,원저우 닝뽀 등 이웃도시에서도 투자 원정대가 돈을 싸들고 상하이로 몰려들고 있다. 외국인들도 가세하고 있다.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화교들을 중심으로 고급 아파트 매입 붐이 일고 있다. 중국정부는 외국인에게 중국인과 동등한 아파트 매입 자격을 부여, 부동산 시장에 달러를 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들도 뛰어들고 있다. 주거용 아파트를 사는 상사원이 있는가 하면 일부 한국인들은 투자용으로 아파트 서너 채를 사기도 한다. 한국의 부동산 컨설팅 업계 인사들이 상하이를 방문,투기자금이 상하이로 몰려들 조짐이다. 그러는 사이 상하이 부동산 시장은 점점 더 과열로 치닫고 있고,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