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성형외과를 찾는 미국 남성들이 늘고 있다. 경기부진으로 미용차원에서 성형수술을 하는 여성들이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고의 시대에 조금이라도 젊게 보여야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박관념에서다. 미국 성형외과의사 협회(ASPS)에 따르면 지난해 성형외과 의사를 찾은 여성 수는 1년전보다 14% 줄어 들었지만 남성들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름살 제거 등 젊게 보이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입사원서에 나이를 적도록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면접 때 용모는 더욱 중요성을 띠는 게 현실이다. 얼굴의 상처와 주름살을 없애주는 마이크로디마브레이션 치료를 받은 여성은 지난해 16% 줄어든 반면 남성은 12만9천명으로 11% 증가했다. 레이저를 통해 피부반점을 없애는 치료의 경우 여성은 7% 증가했으나 남성은 38%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얼굴에 지방질 주사 시술을 받은 남성은 15% 증가했지만 여성은 28%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ASPS 회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웰 박사는 "젊은 사람과 나이든 사람의 능력이 비슷하다면 젊은 사람을 쓰는 게 현실"이라며 "남성 손님들의 대부분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 성형외과를 찾아온다"고 말한다. 실제 최근 컨퍼런스보드가 1백50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두명 중 한명을 선택할 경우 젊은 사람을 선택한다는 비율이 75%로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미국에서 지난해 성형수술을 받은 남성은 97만명으로 아직 여성(5백60만명)에 비해 크게 적지만,증가 속도가 빨라 언제 역전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