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육성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녹음 테이프가 카타르 아랍어 위성채널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그의 건재가 입증돼 추가테러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빈 라덴의 테이프 공개는 특히 그를 죽이거나 생포하려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으며 그가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여전히 원격조정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대(對)테러전선에 적잖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테러 전문가들은 테이프에 담긴 문제의 메시지가 빈 라덴이 현 시점에서 미국과동맹국들을 위협하기 위해 다시 전면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내비치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동시에 메시지가 과거와 달리 비디오 테이프가 아닌 녹음 테이프로 전달된 사실에 주목, 그가 중병에 걸렸거나 외모가 변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테이프 공개는 그러나 빈 라덴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 서부 토라보라 등에 집중된 미국의 공격에도 불구, 그가 아직 건재함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는 점에서 미국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정보전문가들은 13일 빈 라덴의 방송 목소리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유출된 것이며 지난달 발리와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테러를 찬양하고 미국과 동맹국의이라크 공격 철회를 주장한 것은 추가 테러의 전주곡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행정부 초기 대테러리즘 책임자였던 래리 존슨은 이 테이프는 "마피아의범죄근성과 이슬람내 이단교파가 결합한" 빈 라덴의 알 카에다가 여전히 테러공작을벌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추가테러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하지 않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면서알 카에다는 새로운 테러공격을 수행하면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을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분석가들은 빈 라덴이 녹음 테이프를 사용한 것은 비디오 테이프에 비해제작하기도 쉽고 외부로 밀반출하는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며, 빈 라덴이 병환을앓고 있거나 모습을 바꾸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