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대학 신입생들은 선배들이 강제로 먹이는 술로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홍콩에서는 지금 신입생 환영캠프 성학대 소동으로 전역이 떠들썩하다. 홍콩 명문대학중의 하나인 홍콩중문대 학생들은 신입생 입학식을 앞두고 1천5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1일부터 3박4일간 신입생 환영 및 오리엔테이션 캠프를 거행했다. 홍콩중문대 역사나 교가를 배우는 시간까지는 다른 나라 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비슷했으나 4개 단과대학이 모여 상대 단과대학을 야유하는 시간이 오면서 분위기는 돌변했다. 갑자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함께 여성들을 모욕하는 외설적인 구호가 터져나왔으며 사우나탕의 야한 포스터를 내거는 등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장이 성학대파티장으로 변질했다. 신입생들은 "심지어 조장이 다른 단과대학 여학생들을 향해 성교나 키스하는 동작을 흉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모욕과 불안감을 느낀 일부 여학생들은 화장실로 도주했다"고 말했다. 홍콩중문대학 학생회는 이번 소동이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엄중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학교측에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으며 대학 당국은 책임자들을 색출해 징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아서 리(李國章) 홍콩 교육인력국장(교육장관)은 학생들에게 성학대의 심각성을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처벌이 아니라 교육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며 덮어둘 것을 권고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