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주로 집시로 불리는 유랑족들의 이동이 많은 여름철을 맞아 고민에 빠졌다. 집시족들의 규모와 이동은 계속 늘고 있는 반면 대부분 캠핑트레일러를 타고 유랑 생활을 하는 이들이 야영할 수 있는 공간은 태부족이기 때문이다. 유럽 전역에 산재하고 있는 집시족 중 프랑스 거주 집시족은 30만-35만명으로추산된다. 집시족들은 보통 보헤미안으로 불리고 있으나 실제로는 출신지역에 따라다양한 종족으로 구분된다. 프랑스 출신의 마누시, 스페인 출신의 지탕, 동구 출신 롱, 북유럽 출신 옐리슈,유고출신 지탕 등이다. 이들은 같은 집시족이라도 문화와 관습이 틀리기 때문에 서로 구분되며 외부와의 단절된 생활로 인해 상호 교류나 모임도 없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는 집시족들은 약 90%가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으며 7만여명이 유랑, 6만5천여명이 반유랑, 10만여명이 정착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부분 가톨릭교를 믿고 있으나 신교도도 약 10만명에 이른다. 집시족의 유랑이 많아지는 여름철이면 이들이 모여드는 파리 교외나 지방은 비상에 걸린다. 파리 근교 지방인 일-드-프랑스는 야영장이 캠핑트레일러 700대분밖에 없으나매년 이맘때면 캠핑트레일러 8천여대가 몰려들어 애를 먹고 있다. 이들의 상당수가집시족들이다. 에손, 발-두아즈 도는 캠핑트레일러 140대분의 야영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벌써2천600대의 캠핑트레일러가 몰려들었다. 이때문에 정규 야영장이 아닌 주택가 인근 등에서 무단 야영하는 집시들이 늘고있으며 이는 도시미관 저해, 치안불안을 우려하는 주민들로부터 원성의 대상이 되고있다. 집시족 문제는 구소련, 동구권 붕괴 이후 몰려드는 이 지역 출신 불법 이민자들로 인해 더 악화되고 있다. 불법이민에 대한 불만이 집시족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있기 때문이다. 지난 4,5월 대,총선을 통해 범죄예방, 치안강화가 주요 사회쟁점으로 부상하자의회는 유랑족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