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평화협상 파트너에서 배제시키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가운데 PA는 9일 국내외의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대폭적인 개각을 포함한 일련의 개혁조치에 착수했다. 야세르 아베드 랍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은 이날 오후 아라파트 수반이 겸직해온 내무장관직에 명망높은 압델 라자크 알-야히야 장군(73)을 임명하고 장관직을 31석에서 21석으로 축소하는 등의 개각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과도정부가 올 연말부터 내년 초로 예정된 지방선거, 총선거, 대통령선거 등 3대 선거를 준비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보다 수시간 앞서 팔레스타인 보안군은 지난 주 이스라엘 북부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테러 사건과 관련해 고위 이슬람 무장전사 2명을 체포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이 이슬람 전사들을 체포하고 과거 대(對)이스라엘 협상가로 일했던 알-야히야 장군을 내무장관에 임명한 것은 대이스라엘 테러공격에 연루돼 있다는 비난을 받아온 12개 보안기관들의 축소작업에 착수했다는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것이다. 지난 1994년 PA 출범 이래 아라파트 수반이 겸직해온 내무장관직에 다른 인물이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야히야 장관은 그간 알력을 빚어온 경찰 및 정보기관들을 통합,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이스라엘과 미국의 테러연루 비난을 무마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PA 개혁을 평화협상 재개 조건의 하나로 내세워온 이스라엘은 그러나 "진짜 문제는 아라파트와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정치적 수단으로서의 폭력을 포기했느냐로 우리는 두고 볼 것"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아베드 랍보장관은 살람 파야드 재무장관등 신임 장관 5명이 들어간 새 내각이10일 첫 회의를 가진다고 밝혔는데 이날은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부시 미국대통령을만나는 날이기도 하다. 샤론 총리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 주말 미-이집트 정상회담에서 호스니 무바라크이집트 대통령이 요구한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시간표 작성을 거부한 것에 대해 위안을 얻고 있다. 그는 팔레스타인 국가 창설전 과도정부를 주장해왔으며 팔레스타인의 대이 공격이 중단된기 전에는 어떤 협상도 배제하고 있다. 한편 새 내각에서 지방자치장관직을 계속 보유하게된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CNN방송과의 회견을 통해 내무장관직을 내놓은 아라파트가 앞으로는의전적 지위만 갖게될 것이란 전망을 일축하면서 "이 문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강조했다. (라말라 AFP=연합뉴스) jin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