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와 반정부 노조원 사이의 대립이 11일 유혈충돌로 번지면서 9명이 숨지고 88명 이상이 다쳤다. 또 세계 4위의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이번 총파업으로 원유 생산과 수출이 차질을 빚기 시작함에따라 국내 경제난은 물론 국제유가 상승도 부채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지지하던 군부의 고위 장교 10명이 차베스 대통령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군부에서도 일부 이탈자가 나오고 있어 차베스 정권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시위대 15만여명은 이날 총파업 사흘째를 맞아 대통령궁 앞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각목을 휘두르고 돌을 던지며 격렬한 가두시위를 벌였다. 국가경비대는 시위대의 대통령궁 진입을 저지하는 한편 수천명의 차베스 대통령 지지자들과 충돌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퍼부었다. 그러나 저격병들이 대통령궁 인근 지붕에서 시위 군중들을 향해 총을 발사하면서 시신이 나뒹굴었고 시내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차베스 대통령 반대론자인 알프레도 페냐 카라카스 시장은 최소한 9명이 숨지고 88명이부상했다면서 정부 저격병들이 야당 시위대를 향해 총을 쐈다고 비난했다. 페냐 시장은 "차베스 대통령이 이제야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독재자의 주구들이 평화적 시위를 진압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민영 TV 방송사 4개사 모두가 반정부 시위를 선동하는 등 표현의 자유를 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이 방송사에 대해 전격 폐쇄 명령을 내렸다. 차베스대통령은 "방송사와 야당은 보거나 듣지 않으려 하며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언론사들은 공황과 혼란을 만들려고 애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국영석유회사(PDVSA) 노조와 상공인연합회(페데카마라스), 노동자총연맹(CVT)은 차베스 정권의 강공책에 맞서 총파업 기한을 무기한으로 연장했다. 이 단체들은 당초 지난 9일 24시간 총파업을 48시간 총파업으로 연장했다가 차베스 정권이 '체제전복 기도세력'으로 몰아붙이며 강공책으로 일관하자 이같이 결정했다. 마누엘코바 PDVSA 위원장은 "오늘부터 총파업 투쟁을 가두 시위와 병행하겠다"고 선언하고전국 24개주에서 평화시위를 벌이자고 촉구했다. 한편 노조 총파업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수출에 타격이 우려 되는 가운데 PDVSA의 고위 간부는 "원유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시인했다. 총파업은 차베스 정권의 위기 심화뿐 아니라 미국의 침공을 우려한 이라크의 30일 시한부 원유수출 중단선언 및 중동사태 등과 맞물려 국제유가의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이라크와 공동으로 하루 45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가운데 100만 배럴은 매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