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작년 11월 이후 중단된 장관급 회담을 평양에서 4월초 재개하기로 합의한 데는 '어쩔 수 없는'(compelling) 이유들이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남북회담재개 발표가 아주 다른 이유들이긴하지만 양측이 대화 진전의 조짐들을 보일 필요성이 몹시 있는 것으로 여겨져왔기때문에 폭넓게 예상돼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받게 한 햇볕정책이 성공한 것임을 입증하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을 성사시키며 레임덕이긴 하지만 정치적 제휴세력들에 올해 선거 전망을 밝게 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몇년간의 기아와 미국과의 관계 소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은 관광객과 외국투자자들로부터 나오는 경화(달러)를 매우 필요로 하고 있으며 오는 4월말평양 `아리랑축전'에 수만명의 관광객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장 자크 그로하 주한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소장은 "이것은 일종의 물물교환(barter deal)"이라며 "양측이 월드컵과 아리랑축전 이전에 서둘러 타협을 도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동만 상지대교수는 "북한의 주된 의도는 돈을 벌겠다는 것이나 이것이 매우긍정적인 것을 낳을 수 있다"며 "남북간 분위기가 매우 냉각돼 있으나 이것(회담재개)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앤 프로코포위치 미 국무부대변인은 "미 정부는 남북대화 지속을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미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인 스콧 스나이더는 남북이 미국을 기다리지 않고다시 대화하기 위해 주도권을 잡은 데 고무돼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직도 남북간 상호작용의 힘이 존재하고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도 남북 화해 노력을 방해하지 못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LA 타임스는 북한의 갑작스런 이산가족상봉 중단 등 남북관계를 예측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이번 장관급 회담 합의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