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천의 여기자가 엔론사태가 불거지기 오래 전인 10개월전에 엔론의 회계부실을 보도했었으나 당시는 아무런 관심를 불러모으지 못했었다고 뉴욕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배더니 맥린(31)이라는 이 기자는 지금으로부터 10개월 전 "엔론이 도대체 어떻게 이익을 내는지를 모르겠다"는 주제의 기사를 쓰면서 재무보고서에 결정적인 정보들이 빠져있다는 점을 지적했었다. "엔론 주가는 과대평가됐는가"라는 맥린 기자의 커버스토리에 대해 그러나 당시포천의 담당 데스크나 동료기자들 또는 경쟁사 기자들도 더 이상의 관심을 나타내지않았다. 다만 이해당사자인 엔론측은 맥린 기자에게 강력히 항의하며 구체적인 사실확인작업이 결여된 기사를 보도함으로써 엔론에 큰 상처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이 에너지거래기업의 고위임원 3명은 기사가 보도되자 마자 즉각 휴스턴에서 뉴욕으로 쫓아와 편집자들에게 기사가 오보라고 주장했다. 당시 케네스 레이 엔론회장은 포천의 편집담당 릭 커크랜드 국장에게 맥린 기자의 기사는 엔론주가의 하락을 통해 큰 이익을 보려는 사람을 취재원으로 해서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론측의 로비로 그 기사가 수정되거나 빠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언론계 경쟁사들은 그 기사에 더 깊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스트리트 닷 컴 만이 엔론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실었을 뿐이다. 맥린 기자 스스로도 회계장부 내용이 이상하다는 것 외에는 더 이상의 증거가 없었고 당시 엔론 이사회나 회계감사법인인 아서 앤더슨이 엔론의 회계관행에 대해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문제에서 한 발 멀어졌었다. 그러나 엔론사태가 불거져 나오면서 맥린 기자는 다시 인기인이 됐고 그의 분석력이 입증되면서 NBC, CNN, PBS 등의 유명 토크쇼에 잇따라 출연하는 기회를 얻게됐다. 그중 NBC는 맥린 기자에게 금융문제 상담 계약을 맺을 것을 제의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포천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