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아프가니스탄 전쟁 승전을 자축하며 "테러 전쟁에는 휴전이나 조약이 있을 수 없다"며 오사마 빈 라덴이나 탈레반 정권과의 타협 가능성을 일축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국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미국 최대의 해군기지가 있는 버지니아주 노퍽의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 함상에서 열린 진주만 피습 60주년 기념식에서 "12월7일과 함께 영원히 기억할 또다른 날이 바로 9월11일"이라고 말하고 "오늘 그들(탈레반)이 장악하고 있는 것은 동굴 몇개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빈 라덴과 테러 조직 알 카에다가 젊은이들을 9.11 테러와 같은 자살 공격으로 몰아 넣고 있다고 비난하고 "젊은 지지자들을 이러한 죽음의 길을 통해 천국으로 가도록 유도해 놓고 정작 자신들은 처벌을 피해 동굴을 전전하고 있다"고 비아냥대 엔터프라이즈호 승무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그는 알 카에다 지도부가 미국을 종이 호랑이라고 경멸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라고 상기시키고 "그것은 호랑이가 포효하기 전의 이야기"라며 기염을 토했다. 그는 "아프간의 끝은 아직 멀었다"며 빈 라덴 추적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그들이 지하에서 장기간 버틸 태세가 돼 있다지만 우리가 그들을 샅샅이 수색하고 테러망을 산산이 분쇄하기 시작하면 계획이 전혀 달라졌음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격파돼야 한다"며 타협의 여지를 없음을 분명히 하고 "이 싸움은 휴전이나 조약으로 끝날 수 없으며 미국과 우방들, 그리로 자유의 대의가 승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진주만 피습 생존자 25명과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100명 이외에 장병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9.11 테러로 의미가 새로워진 진주만 피습 사건을기리면서도 시종일관 아프간 전쟁의 승리를 자축하는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일본은 일요일이었던 지난 1941년 12월7일(일본에서는 시차 관계로 12월8일) 무방비 상태로 있는 하와이의 진주만을 맹폭, 미국인 2천390명을 살해하고 수많은 전함을 격침시키면서 미국을 태평양 전쟁으로 끌어들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