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창조가 아니라 질병 치료에 쓰일 줄기세포를 얻기 위한 획기적인 실험을 통해 인간 배아가 마침내 미국에서 복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의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러지(ACT)는 25일 줄기세포의 종자로 쓰일 수 있는 작은 공 모양의 세포들의 배양에 복제 기술을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발표하고 이번 실험이 파킨슨병에서 청소년 당뇨에 이르는 각종 질병의 맞춤치료 기술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간 배아 복제 성공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ACT는 치료용 복제 기술연구를 인정한 미국내의 유일한 연구소로 지금까지는 의회 청문회 소환을 피하기 위해 연구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ACT의 로버트 랜자 의료과학 개발 담당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의도는 복제 인간 창조가 아니라 당뇨, 발작, 암, 에이즈와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등을 포함하는 인간의 광범위한 질병 조건들에 맞춰 인명을 구조하는 치료법의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웨스트 ACT 사장도 NBC방송의 일요 시사 프로그램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 우리가 만들어낸 실체들은 개개의 인간이 아니다"고말하고 "이들은 오직 세포적인 생명체이며 인간적인 생명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ACT의 실험 결과가 발표되자 이번 실험이 인간 복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즉각 뒤따랐다. 지난 18개월동안 ACT의 연구를 집중 취재한 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과학, 종교, 법률 등 각 분야에서 엄청난 도전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앞으로 몇달동안 인간 복제에 반대하는 보수 진영의 파상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명공학 관련 온라인 잡지인 E-바이오메드의 메리 리버트 발행인은 그러나 "이것은 치료용 복제 기술 연구에서 정말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재생의학 분야가 발전단계에 있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일차적인 시험 결과는 매우 의미가 있으며 인간 세포의 복제가 가능하다는 이론에 무게를 더해 주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은 인간 복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나 ACT는 민간 업체이기 때문에 인간 복제 기술 연구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